한나 감독: 조 라이트/2011, 15세

한나 감독: 조 라이트/2011, 15세

[ 말씀&MOVIE ] 어린이의 양면성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5월 06일(금) 15:56

'한나'를 보고 필자가 충격을 받은 부분은 어린이에 대한 국가의 프로젝트라는 명목으로 행해진 폭력이다.

영화의 대략은 이렇다. 낙태를 결심하는 여성들의 신청을 받아 시행된 국가의 비밀프로젝트는 아이들을 강하게 키울 수 있도록 유전자를 조작하는 것이었다.

인간병기로 만들려는 계획은 그것의 부작용을 염려한 국가에 의해 없던 일로 처리된다. 이 과정에서 산모와 신생아에게 무차별 살인이 일어나고, 이를 피해 달아나던 한나의 엄마는 마리사에 의해 살해된다. 프로젝트 실행요원 중의 하나였던 에릭 헬러는 위험에서 살아나 어린 한나와 함께 핀란드 숲 속으로 피신한다. 16년 동안 에릭은 한나에게 아빠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서 동시에 복수를 계획한다.

에릭은 문명에서 철저하게 고립된 환경에서 한나에게 오직 백과사전만을 통해 세상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며, 무기 사용이나 싸움의 기술, 그리고 언어능력 등 복수를 위해 필요한 갖가지 능력을 키워 그야말로 인간병기로 훈련시킨다.

"어린이는 누구일까?" 어린이는 순수하고 섬세한 존재이며, 무한한 꿈을 키울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어린이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서 어떻게 교육받느냐에 따라 그렇게 성장하기 때문에 흔히 어른 혹은 시대의 거울이라고 일컬어진다.

문제는 어린이의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미숙함이 소위 갖가지 프로젝트라는 미명하에 어른들의 희생제물이 되는 것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것이라는 미명하에 시행되지만 실상은 어른들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될 수 있다. 영화 속 어린 소녀 한나는 바로 국가 혹은 어른들의 탐욕에 의한 희생자를 대표한다. 그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시행되는 유전자 조작의 희생자이며, 또 자신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국가의 프로젝트를 위한 실험도구이고, 결국 어른의 복수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살인병기다.

어린이를 위한 계획들이 오히려 폭력으로 변질되지 않기 위해선 어떤 교육이 되어야 할 것인가? 시대와 문화에 따라 혹은 국가와 민족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비록 단언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어린이의 무한한 잠재적인 가치를 기능적으로가 아니라 먼저 인격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인격적으로 존중히 여긴다 함은, 내가 아는 방식으로 아이들을 대하지 않고, 내가 기대하는 방식으로 아이들이 행동하기를 강요하지 않는 것이다. 그들의 잠재력을 어른들의 탐욕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발휘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은 인격적으로 인정하고, 하나님이 직접 그들을 교육하실 것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섬길 때 가능하다. 만일 어린이가 어른 혹은 국가의 폭력에 노출될 때는 처음에는 모르지만 장차 어른들을 향한 저주가 될 수 있다. 이것은 '나무 없는 산'(김소영, 2009)에서 이미 암시되었다.

어린이의 가치를 무시할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어른들에게, 곧 가족, 사회, 국가, 세계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민둥산의 이미지를 빌려 보여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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