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의 참 의미

'스승의 날'의 참 의미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114>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5월 03일(화) 15:14

그 자체로는 참 좋은 것이지만 왜곡된 현실의 맥락 가운데서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리는 것이 많다. 대표적으로 스승의 날이 그것이다. 스승의 날은 원래 평생 교단을 지키다가 은퇴하신 후 병상에 누운 옛 스승님을 청소년단체 학생들이 찾아뵙던 아름다운 전통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국가가 이 날을 제도화하면서 우리 교육계의 고질적인 촌지 문제와 맞물리게 되었고, 그 본래의 좋은 의미는 사라지게 되었다. 그리하여 스승의 날이 오히려 교사들을 선물만 밝히는 죄인으로 만들고, 학부모에게는 촌지와 선물 부담을 주는 날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러한 것이 사회 문제가 되자 몇 년 전부터 교육단체들을 중심으로 스승의 날을 학년 말인 2월로 옮기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고, 스승의 날에 휴교를 해서 학생과 학부모의 출입을 원천적으로 막는 학교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대처들은 스승의 날이 가져온 폐해를 막을 수는 있지만 스승의 날이 원래 가진 교육적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특별히 요즘같이 인성교육과 감사교육이 실종되고 있는 상황에서 스승의 날과 같이 이미 존재하는 기념일의 의미를 교육적으로 잘 살려가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스승의 날의 교육적 의미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스승의 날을 현재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이 아니라 이전에 가르쳤던 선생님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날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학교에서는 형식적이나마 이 의미를 이야기하고 스승의 날도 오전 행사만 하고 오후에는 옛 스승을 찾아뵙도록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의미를 제대로 살리려면 가정에서 부모가 먼저 옛 스승을 추억하고 전화나 편지라도 감사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자녀에게도 이 의미를 이야기해주고 옛 선생님께 감사의 전화나 편지를 쓰고 찾아뵙도록 지도한다면 매우 소중한 교육의 계기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자신을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들에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부모가 물질적 개입을 해서는 안 된다. 부모의 물질적 개입은 어떤 식이든 비교육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현재 가르치는 선생님에 대한 감사의 표현은 아이들이 주체가 되어 스스로 하게 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이 서로 지혜를 모아 학급 단위로 감사의 축제를 만들 수도 있고, 자기 용돈 차원에서 어른들이 보이기에는 유치한 작은 선물을 할 수도 있고, 정성어린 편지를 쓸 수도 있다. 이 모든 부분이 아이들과 교사 관계의 윤활유가 될 수도 있고,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교육의 많은 부분이 그렇지만 스승의 날도 '혹 내 자식만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닌가?'하는 염려가 문제를 만들어내는 부분도 많다. 오히려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든 나부터 원칙과 정신을 지키겠다고 결심하고 이를 교육적으로 시행할 때 모든 아이들에게 유익한 교육적 계기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정병오 / 좋은교사운동본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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