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를 보내고 우리는 편하게 살 수 있을까

사랑하는 이를 보내고 우리는 편하게 살 수 있을까

[ 말씀&MOVIE ] 로맨틱 헤븐 감독: 장진 /2011, 1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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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4월 13일(수) 14:02

천국은 어떤 곳일까? 이미 예수님 당시부터 시작해서 기독교 신학의 역사에서 무수히 많은 종말론을 만들어내면서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천국, 그곳은 과연 어떤 곳일까? 실제로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대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다.

'로맨틱 헤븐'은 놀랍게도 영상을 통해 우리의 이런 질문에 나름대로 대답하고자 한다. 그렇다고 해서 거창한 신학적인 논리로 설명하거나 천국을 다루는 많은 영화들처럼 신비 가득한 영상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그야말로 '착한 판타지'이다. 기독교의 신인 하나님의 나라이지만 승려도 있고 살의로 가득한 상태에서 죽은 사람도 있다. 믿지 않고 죽었으니 당연히 오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지만, 일단 죽으면 누구나 가는 곳, 그곳은 모든 것이 용서되는 곳으로 그려졌다.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왜곡된 모습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뉴에이지적인 유혹인 것일까, 아니면 그리스도인들도 충분히 긍정할 수 있는 모습일까? 이런 천국? 사실 성경을 들이대고 신학적으로 따지고 들면 상당히 낯설게 여겨지는 곳이다.

감독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영화는 아쉽게 죽음을 맞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보여준다. 골수 기증을 기다리다 결국 숨을 멈춘 엄마, 사랑하는 남편을 홀로 남겨 두고 떠나야 했던 아내, 그리고 평생을 기다리며 한번이라도 그리운 남자를 만나기를 소원하며 살았지만 결국 교통사고로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어가는 할머니.

이들은 그렇게 아쉬움을 품고 죽었거나 죽어가고, 그래서 남아 있는 자들에게 많은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안겨주지만, 그들이 죽어서 이르게 된 세계, 곧 천국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의 삶이 전개된다.

그렇다면 감독의 시각은 천국이 아니라 오히려 이 세상에 남아 있는 자들에게 향해 있는 것은 아닐까? 죽은 사람들은 모두가 안식한다는 메시지를 전함으로써 살아있는 자들이 더 이상 죽은 자를 염려하거나 그로인해 한을 품고 살지 말것이며, 오히려 평안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갈 것을 권고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감독은 아주 인상 깊은 성경 해석을 제안한다. 인간을 향해 주신 '세상을 다스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은 '세상을 사랑하라'는 의미로 하셨다는 것이며, 하나님이 안식하셨다는 사실을 놓고 감독은, 하나님은 그날에 쉬신 것이 아니라 '사랑을 만드셨다'는 말로 해석한다.

성서신학적인 근거로 따진다면 조금 고민되는 해석이지만, 무조건 부정할 수 있는 그런 해석은 아닌 것 같다. 비록 종말론적 관점에서 볼 때는 눈에 거슬리는 점이 많지만 메시지에 유의해서 감상한다면, 그리고 감독의 로맨틱한 판타지로 인해 흥미롭게 감상될 수 있을 것이다.

천국은 서구에서 때로는 유토피아로, 때로는 신화의 언어로, 또는 동화의 세계로, 때로는 판타지 영화로 표현되었지만, 한국에서 천국을 표현했던 영화는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로맨틱 헤븐'은 한국영화에서는 처음으로 천국을 영상 이미지로 표현한 영화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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