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의식 뛰어넘게 도와주는 현지 강사들

열등의식 뛰어넘게 도와주는 현지 강사들

[ IT강국, 선교강국 ] 8.현지인들에게 자존감을 불어넣는 선교 <完>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4월 06일(수) 15:14
 
선교지에서 해당 국가의 선교 초창기에 일어난 일들을 살펴보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선교원리들을 발견하게 된다. 1828년과 1832년 사이 스위스 바젤선교회에서 파송한 7명의 젊은 남성 선교사 중 말라리아로부터 유일하게 목숨을 건진 안드리아스 리스는 이후 8년 간 가나선교사역이 회심자 한 명 없이 무위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실패감으로 가득차 안식년 휴식차 본국으로 돌아갔다. 
 
그때 빅토리아여왕의 남편인 앨버트공이 런던에서 열린 회의에 그를 초청하면서 그로 하여금 가나의 선교역사를 바꿀 귀중한 통찰력을 얻게 해준다. 그 회의는 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유럽선교사들이 말라리아와 같은 풍토병으로 인해 치사율이 너무 높아 선교적 손실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되자 이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모임이었다.
 
이 대회에서 하나의 중요한 실마리가 모색됐는데 그것은 서인도제도에 산재한 사탕수수 농장에 노예로 끌려간 아프리카인들의 후예들이 그곳에서 기독교인이 되어 이들이 아주 중요한 선교적자산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 소식은 실패감에 사로잡혀 있던 리스선교사에게 서광을 비춰주었다. 그는 아내 안나와 더불어 자메이카로 건너가 모라비안교회의 도움으로 5년 계약직 선교사로 약정한 여섯 가정, 세 명의 교사, 한 명의 농업기술자와 함께 가나로 오게 된다.
 
가나는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주택이 손으로 흙을 발라 벽채를 삼고 지붕은 굵은 나무가지 몇 개를 벽채 위에 걸치고 억센 풀로 엮어서 올리던 시대였다. 자메이카에서 온 가정들이 가나인에게 전수해준 제재(製材)기술은 비로서 집다운 집을 짓게 하여 이후 가나건축에 혁명을 가져왔다. 또한 이들이 가져온 발달된 유럽식 교육시스템은 가나인들의 정신에 든든한 지적 구조물을 세우는 역할을 했다. 이들이 세운 초중등학교는 가나 근대교육의 근간이 됐고 여기서 배출된 우수한 인재들은 가나 곳곳에 기독교정신으로 나라를 새롭게 세우는데 큰 기둥 역할을 했다. 이들이 가져다 준 농업기술은 생산력을 배가했으며 식량 자립도를 높히고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게 해주었다. 인쇄술은 책을 보급하게 했으며 수련생들은 가나 정부의 중요한 일꾼이 되었다.

자메이카에서 온 디아스포라들이 가나에 가져온 것은 단지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문명의 일부만이 아니었다. 그때까지 가나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을 지배했던 백인 유럽인들에 대한 두려움과 열등의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자신들과 같은 검은 피부색을 가진 자메이카 평신도 선교사들이 자신들을 가르쳤을 때는 그 반응이 달랐다. 가나 사람들이 이들에게 배운 것은 기술만이 아니라 자신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기 때문이다.
 
이 원리는 가나컴퓨터학교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수도 아크라에 있는 대학에서 컴퓨터 학과를 전공한 사람을 강사로 쓴 것이 아니라 학교가 소재한 인근 지역 학생들 중에서 성적이 우수하거나 가르치는데 소질이 있는 학생들을 선별해서 강사요원으로 다시 훈련했다. 심지어 신체장애를 가진 이들 중에서도 우수한 학생은 강사로 훈련했다. 성적이나 재능뿐 아니라 특히 인성과 영성을 위주로 강사를 선발했다. 그 결과 자신들과 별반 다를 것 없어 보이는 현지 강사들의 존재를 통해서 학생들에게는 '저 사람이 할 정도라면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었다.
 
바로 그 점을 학교의 중요한 선교적 모티브로 활용했다. 이 점은 아주 적중했다. 중고등학교 학력의 우리 학교 강사들이 자신들보다 훨씬 학력이 높은 전문인 그룹인 변호사들과 지방법원 판사에게 컴퓨터를 가르치는 모습은 아주 대견했다. 훈련받은 강사들이 컴퓨터 세대가 아닌 기업체의 간부들이나 경영자들, 의사와 같은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자신 있게 일대일로 강의하는 모습을 볼때 그 보람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이들이 배운 IT기술은 평소에는 감히 얼굴을 똑바로 쳐들고 말할 수도 없는 대상에게 자신이 가진 바를 자신있게 전달하는 정신적 플랫폼이 되었다. 필자는 이들에게서 금방 손에 잡힐 듯이 다가올 미래를 본다. 이들이 자신들만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여 그리스도인으로서 세계 무대를 누빌 그런 시대를 말이다. 지금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외적이나 물적인 도움이 아니라 주님 안에서 자신들도 할 수 있다는 자존감이다.
 
이명석 / 총회 파송 가나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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