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의 지원, 더 큰 선교적 그림을 그리다"

"노회의 지원, 더 큰 선교적 그림을 그리다"

[ IT강국, 선교강국 ] 6.영등포노회의 현장 사역 동참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4월 06일(수) 14:52
   
▲ 쿠푸오 가나대통령을 접견하는 영등포노회 한국독일가나 교회 선교 위원회 허남기 목사.
해외로 파송된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사역을 감당할때 선교적 지평을 넓히는 유용한 혜안을 갖는 것은 선교적으로 아주 실제적인 의미를 지닌다. 특히 타종교권으로 진입할 때나 기존의 잘 조성되고 안정된 문화가 정착된 곳에서 이런 혜안은 선교사로 하여금 해당지역에서의 존재 가치를 더욱 분명하게 한다.
 
필자가 2002년 가나 선교사로 파송될 때 입국비자를 얻기 위해 가나대사관에 갔었다.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당시 사퐁 주한가나대사의 말이 지금도 가슴에 남는다.
 
"선교사님이 가나에 교회를 세우러 간다면 우리는 비자를 내줄 이유가 없습니다. 왜냐면 우리에게는 가나교회가 이미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에 우리가 지금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IT분야에 기여해 주신다니까 기쁜 마음으로 환영하며 가나에서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라도 제게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정말 그는 그의 말을 실천이라도 하듯 가나 컴퓨터학교 단기선교팀이 청년들이 한국에 갈때 일국의 대사가 공항까지 배웅나오는 열정을 보였다. 가나컴퓨터학교가 준공되자 서울 옥수동에 소재한 주한가나대사관 2층 복도에 가나컴퓨터학교의 대형사진을 걸어놓았다. 또 2007년에 노회 선교위원들이 가나를 방문할때 쿠푸오대통령을 접견할 수 있도록 주선했으며 심지어 자신의 한국인 비서까지 가나에 동행케 하여 외교적으로도 양국 관계를 크게 발전시켰다.
 
이에 보답하는 의미로 가나컴퓨터학교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영등포노회는 가나독립 50주년 기념일에 주한가나대사관 전직원들과 주재원들을 초청하여 영등포노회 갈릴리교회에서 가나독립 50주년기념 감사예배를 주최하여 가나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기도 하였다. 이를 계기로 쿠푸오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노회의 인사들을 대통령 리셉션에 초대하여 가나컴퓨터학교 프로젝트에 대해서 가나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을 얻어내는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우리는 사퐁 가나 대사와의 만남을 통해서 왜 가나 정부가 정보통신분야에 관심을 갖는지 자세히 알게 되었다. 가나는 4백30년 식민시대 동안 유럽사람들에게 골드코스트(황금해안)라고 알려져 있었다. 황금해안이란 말 그대로 가나는 지하자원 중에 금이 많아서 수 백년이 지난 지금도 외국에 금채광권을 팔아 나라 경제를 운영해 오고 있다. 그러나 장기간 무분별한 채굴로 금 생산량이 현격하게 줄어들면서 다시 농업생산에 눈을 돌려 환금성 작물인 코코(Cocoa)를 심어서 세계 1위의 초콜릿 원료 생산지가 되어 현재의 명성을 얻었지만 대신에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했던 열대우림이 줄어들면서 생겨난 환경파괴의 부작용으로 인해 나라의 전체 살림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고질적인 악성 채무국의 늪으로 빠져 들고 말았다.
 
2000년대 들어서 가나에 장기 군사독재가 끝나고 순수 민간정부인 쿠푸오정부가 들어섰다. 새로운 민간정부는 차세대 가나를 먹여 살릴 수 있는 국책산업으로 '정보통신분야'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었다. 이미 가나는 굴뚝산업으로는 다른 나라와 승부를 내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부존지하자원은 해가 다르게 고갈되어가며 식량도 자립이 되지 않는 상황이므로 기댈 곳은 오직 사람밖에 없었다. 이런 시기에 세워진 가나컴퓨터훈련학교는 하나님이 예비하신 주한가나대사를 통해 외교경로를 거쳐 가나대통령의 관심사항이 되었고 가나정통부장관을 통해서 컴퓨터학교의 운영과 교과과정, 학교 설계도까지 가나에 이식하는 계기를 이루게 되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가나학교에서 정보통신과목은 선택과목이었는데 작년부터 의무교육 과목이 되었다. 이제 가나 전체 초중고 학생들은 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의무적으로 컴퓨터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이로인해 초창기보다 훨씬 더 선교적 여건이 좋아지고 있다.
 
선교지에서 선교지 사람들이 가장 크게 무게 중심을 두는 분야에 선교사가 눈을 뜬다는 것은 마치 물속에 흐르는 조류를 읽으면서 배를 타는 기분 좋은 경험이다. 그렇지 않으면 힘들게 쉬지 않고 노를 저어 거슬러 올라 가지만 거센물살에 오히려 배가 뒤로 물러나게 되는 이치다. 아무리 후진국이라도 인구 2천 7백만명이 넘는 한 국가가 지향하는 거대한 흐름을 파악하고 이를 선교에 적실하게 응용하는 것은 선교사 개인이 혼자 이룰 수 있는 분량이 아니다.
 
이런 의미에서 영등포노회의 선교적인 지평확대는 단지 정보통신교육을 현지 선교에 응용했다는데 그치지 않는다. 한국에 있는 다양한 인맥들을 통해 가나에 거주하는 한국교민들과 연결하여 현장 선교 사역에 동참하게 하였다. 또 한국에 주재하는 선교지 국가 외교관과의 밀접한 유대관계를 통해서 외교 프로토콜을 적절히 선교적으로 활용하였다. 선교지와 멀리 떨어진 노회가 선교사에게 재정적으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사역보고받는 데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모든 지원 가능한 노회의 선교적 동력을 집중 지원하여 현장 선교사가 혼자 감당하기 힘든 선교지 국가의 시대적인 정세흐름 파악하는데 혜안을 주었고, 보다 큰 그림으로 선교적 과제에 다가설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이명석 / 총회 파송 가나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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