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꿈 품고 비상하게 하는 '날개'가 되다

큰 꿈 품고 비상하게 하는 '날개'가 되다

[ IT강국, 선교강국 ] 3.장애인들의 별세상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3월 31일(목) 11:26
 
이제 한국에서도 신체 장애를 가진 사람이 다른 이들과 차별없이 능력을 발휘하고 동등한 대우를 받는 일이 익숙한 풍경이 됐다.
 
송명희시인이 공평하신 하나님을 부르며, 팔다리가 없는 닉 부이치치가 사람들에게 심령이 울리는 감동의 메시지를 주고, 천상의 소리같은 찬양으로 레나 마리아가 세계를 돌때, 아직도 고작 1~3불하는 양식으로 하루를 사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그들의 모습은 별세상의 꿈같은 일로 여겨진다.
 
이곳에서 장애를 가진 사람은 사회적 진출과 직업을 선택하는데 막대한 제약을 받을 뿐 아니라 교육의 기회마저도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다. 농사를 짓고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가나에서 노동력을 제공하지 못하는 신체조건은 삶의 경쟁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이들에게 지적능력과 상상력으로 가늠되는 컴퓨터 관련 직업은 별세계의 기쁜 소식일 수 밖에 없다.
 
   
▲ 컴퓨터학교를 졸업한 후 더 큰 꿈을 키워가는 이바 (左)와 토미.
이바 아도푸오는 중학교를 겨우 나온 중증소아마비 장애인이다. 그녀는 골반 속에서 제대로 자라지 않은 양다리에 힘을 주지 못해 목발을 짚고 다닌다. 그런 그녀가 컴퓨터학교를 찾아왔을 때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 "선교사님, 패션디자이너가 되는게 제 꿈이에요. 그런데 일반 학교에서는 제가 장애가 있다고 받아주지 않아요. 컴퓨터학교는 저를 받아주실 수 있어요?" 그날 이후로 그녀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착실히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지금 컴퓨터학교에서 가장 높은 월급을 받는 강사가 되었다. 그녀의 패션디자이너 꿈도 현재진행형이다.
 
토미는 구두수선공이다. 양다리를 아예 쓰지 못하는 중증장애로 양손에 슬리퍼를 끼고 바닥을 기어서 다닌다. 어릴때부터 땅을 기어다녀서 그런지 양 무릎엔 테니스공만큼 굳은 살이 붙어 있다. 그런 토미가 어느 날 나에게 찾아왔다. "선교사님, 저같은 사람도 컴퓨터를 배울 수 있나요?" 그의 눈에 힘이 들어있었다.
 
"토미, 왜 갑자기 컴퓨터를 배우려고 하는데?" 한참 나를 응시하던 그는 떨리는 입술로 "선교사님 저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학교졸업장을 받아 본 적이 없어요. 어려서부터 구두수선을 배워서 먹고 사는데 걱정은 없어요. 하지만 저도 못 배운 설움만은 벗어버리고 싶어요"
 
원래 중학교 이상의 학력을 가져야 입학할 수 있지만 토미는 예외로 해주었다. 토미는 매일 아침 슬리퍼를 양손에 끼고 학교로 기어 들어와서 열심으로 배우고는 콧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일터로 나섰다. 우리 학교는 평소에 졸업식을 하지 않는데 그를 위해서 독일 대표들과 한국 대표들이 오는 날을 선택해 거창한 졸업식을 마련했다. 그날 그는 다른 수 백명의 졸업생들 가운데서 학사모에 검은 색 졸업가운을 입고 휠체어까지 타고 있었다. 모든 귀빈들과 학생들 앞에서 그에게 졸업장을 줄때 나는 그의 눈높이에 맞추어 주려고 한쪽 무릎을 굽혔다.
 
"토미야, 넌 이제 가나정부가 정식으로 인정하는 학교의 졸업장을 가진 졸업생이 되었다." 그의 두 눈에서 굵은 물방울이 비쳤다. 그는 지금도 학교 근처의 큰 망고나무 아래 조그맣게 차려놓은 구두방에서 매일의 양식을 위해 구두수선을 하고 있다.
 
이바와 토미가 배운 컴퓨터는 우리를 차별없이 받아 주시는 주님의 사랑이었다. 
 
이명석 / 총회 파송 가나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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