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상황에 맞는 적용이 필요하다

현지 상황에 맞는 적용이 필요하다

[ IT강국, 선교강국 ] 1.컴퓨터 훈련학교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3월 30일(수) 15:43

   
▲ 컴퓨터 훈련학교에서 학부형회의를 마치고 현지인들과 함께 한 필자(앞줄 맨 왼쪽).
 
지금 현 세대에 가장 세계적으로 많이 쓰이는 말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 모르긴 해도 '인터넷'이나 '휴대폰'이 되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필자가 선교사로 사역하는 서아프리카도 전에는 팜트리지붕을 양철지붕으로 바꾸는 것이 문명의 상징이요, 유럽 사람들이 몰던 중고차를 소유하는 것이 부의 표식이었다면, 지금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핸드폰과 인터넷 아이디를 가지는 것이 문화인의 척도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읍소재지 이상만 되면 곳곳에 널려있는 인터넷카페는 과연 이곳이 아직도 십리를 걸어 양동이에 물을 길어먹으며 살고 숲에 들어가서 사냥한 고기를 장작불로 요리해먹는 곳인가 할 정도다. 심지어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곳에서도 차량용 배터리를 이용해서 휴대폰을 사용할 정도다.
 
특히나 사람들이 만나면 장황하게 온 가족의 안부인사를 묻는 것이 사회생활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아프리카인에게 있어서 통신은 아프리카 대륙의 동서남북을 불문하고 가장 돈이 되는 장사거리가 되고 있고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지금 이들에게는 다국적 통신회사에 근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우와 사회적인 지위를 보장 받는 세상이 되었다. 이제 정보통신의 소비에서 만큼은 선진국과 후진국이 따로 없을 정도이다. 평생 얌이나 카사바 농사만 짓던 농부나 그물로 고기를 잡던 어부들도 디지털과 인터넷의 대세에서 살아 가려면 최소한 자식들에게는 컴퓨터를 가르쳐야 한다는 시대적인 소명에 눈을 뜨고 있다.
 
현지 정부는 지금 정보통신과목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고등학교 졸업 전까지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전반적으로 학교의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아서 모두들 정부만 바라보고 있고 정부는 예산이 없어서 제대로 밀어 부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차원의 컴퓨터학교를 통한 정보통신분야 교육지원은 현지 정부와 사람들에게 가뭄에 물을 만난 듯한 환영을 받는다.
 
누구에게나 필요해진 컴퓨터는 이제 어느 단체나 그룹에게도 이해와 환영을 받는 중요한 접촉점을 이루고 있다. 무슬림들이 운영하는 이슬람학교에서도 단체로 학생들을 보내서 컴퓨터를 배우게 하는 실정이지만 이런 정보통신 교육을 선교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사전 요건이 필요했다.
 
첫번째 관문은 토착 교육환경 시스템과의 접목이었다. 나름대로 효율적인 교육 과정을 짜고 대형 프로젝터를 써서 비주얼하고 속도감있게 수업을 진행했을 때 현지인들은 오히려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알고 보니 기본적으로 컴퓨터 자체의 개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다시 처음부터 모니터, 마우스, 키보드와 같이 부품들의 기능과 역할을 설명해 주고 일반학교에서 하는 것처럼 노트에 일일히 개념을 받아 적고 외우게 했다. 그랬더니 진도가 맞아 갔다. 또 이들은 생소한 물건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컴퓨터가 서양사람들이 만든 기계라서 자신들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었다. 학부형회의에 참석해서 "우리가 컴퓨터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가 사람 말을 못 알아 들으니까 컴퓨터에게 사람 말을 가르치는 훈련을 한다"고 설명하니 그제서야 단체로 학생들을 보내주는 것이었다.
 
현지에 필요하다고 무조건 환영받는 것이 아니었다. 나름대로의 상황적인 적응과 적용이 뒷받침이 되어야 했다. 결국 우리가 컴퓨터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를 매개로 그곳 사람들을 알아가는 것이었다.

이명석 선교사는…

2002년 영등포노회와 수원성교회의 공동후원으로
총회파송 선교사로 가나에 파송되어 가나장로교단의
에큐메니칼 선교동역자로 사역하면서
컴퓨터훈련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명석
총회 파송 가나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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