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불안에 떠는 청소년들

과도한 불안에 떠는 청소년들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 93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12월 01일(수) 09:26

지난 9월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 한국인 사망 통계'를 보면 2008년에 비해 2009년의 자살률이 19.3%나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그 만큼 최근 한국인의 삶이 각박하고 어렵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충격적인 것은 이 가운데 10대의 자살률이 전년에 비해 40.7%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렇지 않아도 힘든 무한경쟁에 시달리던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경쟁을 요구했던 지난 교육정책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아이들이 세계 그 어느 나라 아이들보다 많은 시간 공부를 하게 만드는 내적 동기는 '불안'이다. 즉 아이들에게 '너 공부 안 하면 대학 못가' 혹은 '너 공부 못하면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질 수도 없어'라는 끊임없는 불안을 주입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불안을 잘 내면화해서 6년 동안 흔들리지 않고 붙드는 아이는 소위 말하는 'SKY'에 진학하는 반면, 그러지 않고, '공부가 인생의 전부인가?' 혹은 '꼭 이런 식으로 공부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품을 때마다 한 단계씩 자신이 원하는 대학과 멀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모든 아이들은 일정 이상의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 공부 못 하는 아이는 못해서 불안하고 잘 하는 아이는 성적이 떨어질까 봐 불안한 것이다. 이러한 과도한 불안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청소년들 가운데 자살 충동을 많이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러다 보니 실제 자살률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중고 시절에 외국으로 조기유학을 간 아이들이 그곳에서 느끼는 많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많이 고백하는 것이 "이곳에서는 불안하지 않아서 좋다"는 것이다.

교육에 있어서 지나친 경쟁이 무의미한 반복학습을 낳고 아이들을 과도한 불안의 세계로 몰아넣는 이 현실은 쉽게 고쳐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러한 교육의 현실은 사회안전망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직업간 임금 격차와 안정성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고, 그래서 부자 부모님을 두지 않은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나마 몇 자리 남지 않는 학벌의 티켓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해야 하는 우리 사회 현실에 기반을 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우리가 정말 우리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모든 국민들을 과도한 경쟁과 불안으로 몰아넣는 이 사회의 구조를 더 이상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몇몇 직업에 과도한 보수와 안정이 몰리고 나머지 직업들은 불안정과 적은 보수로 양극화되는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 사회안전망과 사회복지를 확대해야 하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각종 부와 권력의 세습의 문제를 고쳐나가야 한다. 이러한 사회 구조의 개혁 없으면 우리 아이들은 물론이고 손자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불안의 터널로 몰아넣지 않을 수 없음을 우리 모두가 자각해야 할 것이다. 교육은 결국 사회 속에 있는 것이고, 사회의 개혁이 있을 때만 교육개혁이 가능하다. 

정병오 / 좋은교사운동본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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