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 계약으로 '소금장로' 되다

염전 계약으로 '소금장로' 되다

[ 나의삶나의신앙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0년 11월 24일(수) 10:17
나는 38세라는 젊은 나이로 1975년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최연소 장로가 됐다. 아직 부족하고 신앙의 연조를 더 쌓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투표로 선정된 것이라 마음대로 거부하는 것 또한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두려움과 떨림으로 순종했다. 장로가 되니 신앙생활은 물론 일상생활 가운데서도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모든 면에서 믿음생활에 더 비중을 두게 된 것이다. 삶의 우선순위가 확 바뀐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장로 장립을 받은 다음해 금식기도원에 올라가 한해의 시작을 주님께 드렸다.(그 이후 나는 매년 초 금식기도를 하는 것이 신앙생활의 습관이 되었다.) 당시 나는 두 가지의 기도제목을 가지고 기도원에 올라갔다. 하나는 평신도 전도자로서 바울처럼 세계를 교구 삼아 복음을 전하는 삶을 살게 해달라는 것, 또 하나는 자비량 선교를 할 수 있도록 염전 10만 평을 갖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두 가지 다 당시에는 거의 실현불가능한 도전이었다. 기도한대로 해외로 다니며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잦은 출국을 해야 하는데 당시는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시절이었다. 또한, 염전 10만 평을 구입해 개발하려면 적어도 10억의 자금이 필요했는데 당시 나에게 남은 사업자금은 2백만 원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고픈 배를 주려 잡고 조용히 기도를 하고 있는데 가슴 속에서 "너희는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어라"라는 말씀이 솟구치듯 올라왔다. 나는 이것을 염전을 구입하게 해주신다는 응답으로 확신했다. 계속 기도하던 중 또 다른 말씀이 강하게 다가왔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당시 오산리금식기도원은 대형천막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하나님께 기도하는 이들을 위해 제대로 된 건물을 지어드리는 것이 '그의 의를 구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남은 사업자금은 물론, 집을 월세로 돌려 봉헌을 했다. 원장 최자실목사님은 나의 이 제안에 뛸 듯이 기뻐하며 기도 중에 나의 평생 별명이 된 '소금장로'라는 별명을 처음 만들어 주셨다.
 
당시에 나의 기도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보면 정신 나간 몽상에 불과한 일이라고 이야기하겠지만, 그 기도 후 나는 실제로 염전 10만 평을 구입하게 됐고, 남미에서 아프리카까지 태평양을 1백여 차례 건너다니며 전세계 1천여 개 교회에서 복음을 전했다. 믿음의 기도가 그대로 응답된 것이다.
 
주님께서 10만 평의 염전을 주실 것이라는 확신은 있었지만 그 과정은 그리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어느날 친분이 있던 곽 사장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경기도 화성군 남양면에 염전 10만 평이 매물로 나왔는데 사지 않겠나?" 이 이야기에 온몸에 고압전류가 흐르는 것 같았다. 한걸음에 달려가 계약을 마치자 마자 제 정신이 들었다. 그제서야 잔금을 마련 방법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는 사실이 깨달아졌다.
 
이후 잔금 마련 때문에 힘든 과정이 정말 많았다. 그러나 이 염전은 주님이 주셨다는 확고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어떤 어려움도 어려움으로 인식되지 않았다. 결국 꿈에 그리던 염전 10만 평을 구입하게 됐다. 구입하자마자 평소 가깝게 지내던 목사님 집사님들과 함께 염전이 있는 남양 현장으로 내려가 감사예배를 드렸다. 그 순간 염전을 바라보며 감사예배를 드린 그 감격은 내 생애 동안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이 일로 나는 기도하시면 응답하시는 하나님이신 것을 더욱 확고히 믿게 됐다.
 
보통 우리 연약한 인간들은 주님께 구하기 전부터 정말 들어주실 것인가에 대한 걱정부터 하지 않는가? 이러한 자세는 어린 아이가 부모에게 필요한 것을 사달라고 요구하지도 않은 채 미리 안 사 주실 것이라고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해보라. 우리를 창조하신 만유의 하나님께서, 우리의 아빠 되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실 것이다.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마 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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