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부주의하고 산만한 아동의 이해 <상>

13. 부주의하고 산만한 아동의 이해 <상>

[ 신교사대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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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17일(수) 12:13

주일아침이다. 오고민 부장집사는 초등학교 3학년 남자 아이 김산만과 전쟁을 치를 생각에 머리가 아파온다. 산만이는 교회학교에서 5분도 한 자리에 얌전히 앉아 있지 않고 몸을 많이 움직인다. 게다가 성급하고 충동적이어서 친구들과 자주 싸우기까지 한다. 친구들과 놀다가도 자기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고 먼저 하려고 하고 자기가 갖고 싶은 것이면 친구의 물건도 빼앗는다. 뜻대로 안되면 친구를 때리는 공격성도 보인다. 이 때문에 교회 아이들이 산만이를 피하게 되어 산만이에게는 친구가 없다. 또 주의가 산만하여 어떤 것에 마음을 뺏기면 하던 일을 다 잊어버리고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오고민 집사가 좋은 말로 무엇을 해보라고 지시하면 못들은 척하고 딴 짓을 할 때가 많고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하려고 하였다. 이 아이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과거에는 이런 아동을 유별난 아동 정도로, 그래서 철들면 좋아지겠거니 하였다. 그러나 산만이의 행동은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ADHD: Attention Deficit and Hyperactivity Disorder)'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이고 있다. 초등학교 교실에 1∼3명 정도는 ADHD 아동이라는 통계가 있다. ADHD 아동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교회학교에서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고 주의력의 저하로 수업을 방해하고 문제를 자주 일으킬 수 있다. 물론 교사 중에는 ADHD에 대한 통찰력이 있어서 부모님께 ADHD의 가능성을 진단해보라고 알려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냥 산만하고 부주의한 아이로 바라보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전문지식이 없는 교사와 부모들은 아이가 교회학교에서 문제만 일으킨다고 꾸중만 하게 되어 ADHD 아동들은 자신의 문제를 이해받고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기보다는 처벌만 받게 되어 행동이 더욱 거칠어지고 심한 경우 아동 우울증까지 겪을 수 있다.

ADHD 아동들은 친구관계에서도 따돌림 당할 수 있다. 왜냐하면 사회적 기술이 부족하거나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친구들과 같이 모여서 노는 것 같지만 혼자서 노는 경우도 많다.
물론 보통 아이들도 부주의, 산만함, 충동성, 또는 과잉행동을 나타낼 수 있다. 그러나 ADHD 아이들은 같은 나이나 발달 수준에 있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이런 증상과 행동들이 더 자주 그리고 더 심하게 나타낸다.  산만이처럼 ADHD가 의심된다면 먼저 부모와 상의하여 전문가의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ADHD의 정도가 경미한 경우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극복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청소년이 되면서 높은 공격성과 우울증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문제를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ADHD의 치료는 그 상태에 따라서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된다. 최근에는 약물치료도 아주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약물치료를 하게 되면 우선 산만한 행동이 현격하게 줄어들고 집중력도 높아져서 짧은 기간 안에 행동의 개선을 보일 수 있다. 그리고 행동치료는 아이의 공격성을 조절하고, 사회적 행동을 변화시켜서 보다 생산적이 되도록 아이를 도울 수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아이들은 인지 치료를 통해 아이들의 자존심을 높여주고, 부정적인 생각을 줄여주며, 문제 해결 기술을 향상시켜 줄 수도 있다. 이처럼 전문가에게 연결되면 보다 더 전문적인 치료적 중재가 가능한 것이다.

교회학교 교사들은 이런 아이들의 행동을 무조건 통제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ADHD 아동은 지루한 것을 못 견디기 때문에 그 아동을 통제하기 보다는 그 아이가 해야할 일을 부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무작정 얌전하게 있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다. 그리고 너무 심하지 않으면 일일이 지적하지 말고 무시할 필요도 있다. 중요한 팁은 너무 오랫동안 집중하도록 요구하지 않는 것이다. 다른 아이들이 한 시간씩 앉아있다고 해서 그것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아동에 따라서 10분, 20분 단위로 집중하는 시간을 줄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타이머를 활용하여 최대한 얼마동안 주의집중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여 그 시간을 초과하여 주의집중하면 보상을 해줄 수 있도록 하면 좋다. 그리고 교회학교 교사들에게 아이의 특징을 설명하여 교회 학교 안에서 일관되게 아이를 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교회학교에 또 다른 산만이가 있는지 유심히 살펴보시기를 바란다. 

김규식교수
영남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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