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에든버러의 월터 스콧 기념탑

<13> 에든버러의 월터 스콧 기념탑

[ 윤경남의 문화유적지 산책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10월 06일(수) 14:16
   

에든버러 시내를 구경하며 돌아다니거나, 다른 시골에 가려고 웨이벌리 기차역을 찾아 가거나 어느 방향으로 가건 마주치는 건물이 있다. 시내 어디서나 보이는 스코틀랜드의 문호, 월터 스콧 경(1771-1832)의 기념탑이다.

부유한 중산층 가정에 태어나 할아버지의 농장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어려서부터 할머니와 어머니에게서 혹은 여행을 즐기며 스코틀랜드와 영국이 붙어있는 보더 지방에서 듣고 수집한 옛날이야기, 낭만주의와 영웅주의의 심성을 불러일으키는 스코틀랜드 역사이야기에 더 마음을 기울이며 자랐다. 따라서 그의 작품에 사용한 그 많은 언어들의 원형복구는 잊혀져 가는 스코틀랜드 문학을 되살린 고전이 된 셈이다. 그의 생애는 그가 직업으로 삼았던 법률가로서 보다는 음유시인, 번역문학가, 전기 작가, 그리고 소설가로 더 빛났다.

에든버러의 시각적인 랜드 마크인 월터 스콧 경의 기념탑은 그의 유언대로 오래된 탑처럼 보이게 시커먼 사암석으로 고딕탑을 쌓아올려 골동품 같은 이 에든버러 시가지와 잘 어울렸다. 경쟁심이 강한 에든버러 시민들의 요청으로 영국에서 제일 높은 트라팔가 광장의 넬슨탑 보다 5m 더 높이 올렸다는 후일담이 있을 만큼 월터 스콧경이라는 존칭과 더불어  애국적인 민족시인의 정신을 하늘 높이 기리는 듯 했다.

61미터 높이의 기념탑에 들어가, 2백87개의 계단을 걸어 올라가려면 숨이 가빠지지만 그만한 보상이 있다. 층계마다 스콧의 소설에 나오는 64명의 인물조각상을 만날 수 있고, 꼭대기에 오르면 시원한 바람 속에 에든버러 시가지 전경을 내려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월터 스콧의 하얗고 큰 동상은 기념탑 입구에 책을 들고 앉아 있고, 멀리 보이는 발모랄 호텔의 큰 시계탑은 스콧이 시공을 초월한 명상가처럼 보이게 한다.

탑 둘레의 잔디밭엔 대낮인데도 애인 같은 젊은 남녀가 끌어안고 낮잠을 자고 있다. 혼자 나들이 나온 한 젊은 여인은 잔디에 누워 책을 보다가 우리 부부가 자동으로 사진 찍는데 큰 구경 난 듯이 계속 올려다 보고 있고.

우리는 에든버러에선 보기 드문 맑고 따뜻한 햇빛을 뒤로 하고 바로 뒷곁 같은 웨이벌리 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웨이벌리 역은 에든버러 기차역의 애칭이다. 스콧의 첫 번 소설 <웨이벌리 이야기>에서 따 온 것. 웨이벌리 역은 우리가 이 정거장에서 기차를 타고 요크와 글라스고우를 쉽게 갔다 오기도 한 에든버러의 중요한 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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