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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9월 15일(수) 10:32

최현일 / 샘여성병원장ㆍ산부인과 전문의

A.수정된 이후에 세포들이 분열과 분화를 거듭해 약 1백여 개의 세포가 되면 약 50여 개의 세포는 태반과 양수를 이루는 세포들로 분화하고 나머지 약 50여 개의 세포들은 진정한 태아의 몸을 이루는 기관들로 변화해가기 시작한다. 이 50여 개의 세포들은 다시 약 3개의 세포집단으로 무리를 이루어 몸을 형성한다. 가령 위 소장 대장 간 등 소화기관을 이루는 세포들은 3개의 세포집단 중 가장 안쪽에 위치한 세포들이 이루어간다. 근육과 뼈 등은 중간에 위치한 세포들에 의해 생겨난다. 뇌와 피부 등은 가장 바깥쪽의 세포들이 분화해 생겨난다.

이렇게 생겨나는 태아의 기관들은 임신 6주경이 되면 태아의 뇌는 대뇌 좌우반구가 형성되기 시작하며， 소뇌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소뇌는 출생 후에 근육과 평형감 등을 관장하게 된다. 눈이 형성되기 시작하고 눈의 신경과 뇌가 연결되기 시작한다. 외부에서 보기에도 눈이 생길 자리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한다.

앞으로 평생 동안 한 순간도 쉼없이 뛸 심장의 특수한 세포들이 형성된다.
페이스메이커(pacemaker)라고 불리는 이 세포들은 심장의 전기 신호를 끊임없이 생성하여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정상적으로 몸의 컨디션에 따라 심장이 박동하게 만들어 주는 우리 생명의 가장 중요한 세포들 중의 하나이다. 심장과 함께 흉부를 이루는 폐도 이 시기에 중요한 형태적 변화를 이룬다. 폐의 가장 기본적인 구조들이 생겨나서 성숙한 구조로 변화하여 간다.

소화기관 중의 중요한 기관인 간은 이 시기에 중요한 변화를 하는데， 그것은 혈액를 형성하는 것이다. 성인의 혈액은 골수에서 생성된다. 태아기 중 이 시기에는 태아의 몸안에서 혈액이 형성되는 최초의 시기이다. 이 시기 이전에는 난황낭에서 혈액이 생성되어 태아에게로 혈액이 이동하게 된다. 이를 뒤이어 태아의 몸에서는 간에서 혈액이 생기는 것이다. 이 후 간은 평생 동안 우리 몸의 중요한 대사와 해독을 하는 기관으로 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형성되는 몸의 기관들은 임신 약 10주경까지 기본적인 형태를 갖추어간다. 이 시기의 임신부들은 아랫배가 살살 아프기도 하며， 입덧 증세가 시작되기도 한다. 아랫배가 아프기 시작하는 것은 임신한 자궁의 크기가 미세하지만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생기는 정상적인 증세이다. 임신 후에 경험하는 증상들은 대개는 질병 증세가 아니라 임신에 의한 몸의 변화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태아의 변화무쌍한 발달에 비하면 임신 증상은 오히려 기적과도 같이 미미한 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