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재미슨박사 기념 스테인드 글라스

<9> 재미슨박사 기념 스테인드 글라스

[ 윤경남의 문화유적지 산책 ] 윤경남의 문화유적지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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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9월 02일(목) 13:33
초대교회 6명의 성인들이 한자리에

우리가 다니는 토론토 세인트자일스장로교회는 약 3백명 가량의 교인이 출석한다. 두 줄로 배열한 의자 왼편 앞 3줄은 의례히 장애인들이 와서 앉는다. 몸이 불편한 교인을 위해 만든 작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면 앞문으로 들어오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 재미슨 박사가 헌정한 스테인드글라스.
몇 해 전엔 앞 못보는 한 여인이 큰 개 보비를 데리고 앞줄에 앉곤 했는데 요즘은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찬양하는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다. 온 몸으로 한다. 분명치 않은 발음이나마 손을 들어 진정한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나타낼 때는 뒤에 앉은 우리도 따라서 몸을 흔들게 된다. 예배에 순수한 열정을 표시하는 것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에딘버러에 있는 세인트 자일스교회에 와서야 우리 교회 이름인 '자일스' 성인이 장애인, 한센병환자, 특히 성인이 사냥꾼의 화살을 자신의 손으로 막아준 사슴들의 수호성인임을 알고 같은 이름의 교회 풍조가 있구나 생각했다.

에딘버러 세인트 자일스교회 본당 회중석의 첫 번째 스테인드 글라스에는 이 교회의 장로였으며 에딘버러 왕립 의대 의사로 사회봉사가이기도 한 재미슨 박사(1841~1903) 가족이 봉헌한 성인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교회친구인 르느와르가 자기 조부를 기념해서 봉헌한 그 그림을 꼭 보고 오라고 해서, 그 많은 스테인드 글라스 중에 어렵사리 찾아냈다.

스코틀랜드 초대교회의 여섯 분의 성인이 켈틱 십자가 아래 재현하는 듯 빛나고 있었다. 그들은 제각기 자신의 생애를 상징하는 물건을 하나씩 들고 서있다.
윗단 왼편에는 스코틀랜드에 복음을 제일 먼저 전파한 콜롬바 성인이 성경을 들고 있다. 두 번째, 예수님의 제자 앤드류는 재미슨 박사가 가장 좋아하는 성인인 듯, 자신처럼 한센병환자를 고쳐주는 '훌륭한 의사'의 모습으로 의료 기구를 들고 서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그 옆에 많은 핍박을 받은 주교이자 예언자이며 신비가였던 커스버트는 그가 늘 흠모하던 오스왈드 왕의 두개골을 들고 있다. 몇백 년 후 커스버트의 묘지를 이장할 때 놀랍게도 그의 시신 옆엔 오스왈드 왕의 두개골도 함께 있었다고 한다.

아랫단엔 말콤의 왕비, 왕과 궁정에 기독교 교육을 실천한 마가레트 성녀가 자신이 지은 수도원을 들고 서 있다. 한 가운데, 암사슴 한 마리가 자기 대신 화살을 맞은 자일스 성인의 왼손에 꽂힌 화살을 미안하듯이 들여다보고 있다. 그 옆엔 마가렛 왕비의 넷째아들 데이비드 1세가 이 교회당 건물을 안고 서있다.

스코틀랜드 교회를 일으킨 인물들을 그린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보면서, 왜 이 교회가 가톨릭교회의 '성당'(Cathedral)이라는 이름을 바꾸지 않고도 그 안에서 장로교회의 모교회로 계승되었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에딘버러는 역시 세계교회일치를 실천하는 도시임에 틀림이 없다.

글ㆍ사진  윤경남
토론토 세인트 자일스교회ㆍ국제펜클럽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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