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건강상담 Q&A ] 여성건강상담Q&A
최현일 / 샘여성병원장ㆍ산부인과 전문의
A. 지금까지는 인생의 후반기인 갱년기로부터 가임기 여성의 부인과적 질환에 대하여 의학적인 사실관계를 위주로 상담을 진행했다. 이번호 부터는 창조의 걸작품인 인간이 생성되고 자라가는 과정인 모체태아의학을 중심으로 창조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려고 한다. 태아의 발달 단계를 따라서 임신과 관계된 여러가지 증상과 신비한 태아의 성장에 대해 알아 볼 것이다. 그 첫번째로 오늘은 난자와 정자가 수정하여 한 개의 수정생명체 세포가 되고 세포가 분열하여 현재의 우리 몸을 구성해가는 과정의 최초의 순간인 수정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정자의 근본이 되는 정원세포는 남자로 태어날 때 이미 고환에 준비되어 있다. 정소라고도 불리우는 고환안에는 세정관이라 불리우는 수많은 방이 있고 이 방안에 고이 간직되어 있는 정원세포는 사춘기를 즈음해 뇌하수체로부터 호르몬 자극에 반응할 수 있을 때 생식을 위한 정자를 만들기 시작한다.
정자는 고환의 세정관벽에 있는 정원세포가 약 74일동안 1번의 체세포분열과 2번의 생식감수분열을 거치면서 정자를 만들게 된다. 정자는 머리와 꼬리를 가진 올챙이와 비슷한 모양으로 전체 길이는 0.05mm이다.
정자의 운동은 꼬리에 의해서 이루어지는데 보통 정자의 진행 속도는 초속 0.05mm로 사정후 한 시간 정도면 자궁에 도달하고, 대체로 두 시간 정도면 난관에 이르게 된다. 보통 남성의 수태능력을 평가할 때 이 꼬리의 길이가 정상이고 정자의 운동방향이 50%이상 전진운동을 할 때 수태능력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한다. 1회 사정으로 방출되는 정자수는 무려 2~3억마리이지만 질속에 사정된 정자의 75~90%는 죽고, 나머지만이 자궁경관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나 그중 나팔관까지 도달한 한 개의 정자만이 난자와 결합하게 된다.
약 2백만개 중의 한 개의 난자, 2억개의 정자 중의 한 개의 정자.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희소한 확률로 만난 한 개의 수정생명체를 접합자(zygote)라고 한다. 이 단어는 두 개의 미성숙한 분열전의 세포의 연합이라는 뜻과 함께, '멍에를 지다'라는 그리스어에서 기원한 뜻이 있다고 하니 남녀의 연합이 의미하는 바가 참으로 의미심장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한 개의 세포에서 우리 몸의 모든 기관들이 생겨나서 생명을 유지하게 하는 놀라운 기적이 인류에게 날마다 일어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