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을 향한 '복음의 못자리'

대륙을 향한 '복음의 못자리'

[ 땅끝에서온편지 ] <3>중국인선교의 터를 넓혀가며 팔라우 이홍원선교사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8월 26일(목) 10:58
팔라우에서 중국인선교는 1994년 1월 첫 주(팔라우에 부임한지 1달 후)부터  5명(어른 3명, 아이 2명)으로 시작했다. 이들은 중국에서는 전혀 복음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 당시 팔라우에는 중국인 봉제 공장 2곳과, 어선회사 2곳, 농장들이 있어서 꽤 많은 중국인들이 일을 하고 있었다.

제일 먼저 관계를 형성하면서 차근차근 복음을 심어나갔다. 처음에는 길거리나 시장 어디서든지 중국인 목소리만 들리면 달려가 정겹게 인사를 나누며 집을 알아 두었다가 찾아가 점차 사귀어 갔다. 아내는 그 비싼 '금치'(김치)를 많이 만들어 찾아가는 곳마다 조금씩 가지고 갔다. 소위 '김치선교'를 시작한 것이다. 그 후에 중국인들이 "김치 얻어먹고 예수님을 믿었다"고 말해 한바탕 웃기도 했다. 중국인들은 복음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낯선 이국땅에서 중국어도 서투른 외국인이 집요하게 접근해오니 수상하기도 한지라 의심을 많이 했다. 그래도 주님의 심정으로 중국인들을 하나하나 찾아 다녔다.

   
▲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사역을 시작한 후 첫번째 세례를 베풀었다. 하나님의 은혜를 많이 체험했다고 고백했던 이들은 사역의 가장 든든한 동역자가 되었다.
어떤 중국인 자매는 상해 대학 영문과 출신인데 "나는 오직 내 자신만 의지한다"고 했다. 그럴지라도 농장에서 일하고 있던 자매를 위해 밤중에 비포장도로를 한시간을 달려 예배에 데리고 다녔다. 나중에는 철저히 예수님을 믿고 올바르게 신앙생활을 하게 됐고, 이 곳 복음 방송국에서 오랫동안 섬기다가, 교회서 신실한 형제와 결혼해 지금은 미국에서 자녀를 낳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며 살고 있다.

중국인 선교 1차 년도는 '예수님은 당신을 사랑합니다'는 주제를 갖고 매 집회시 주제가를 부르며 예배를 진행하였다. 이 주제를 정한 것은 중국에서 개인의 인권은 '오직 당을 위해 충성'해야 하는 것으로 배워왔기에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 것을 모르던 사람들에게 '예수님이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 말씀을 들은 중국인들이 은혜와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해 말 40명 이상이 모였다.
우리가 살고있는 사택 거실에서 주일 오전과 오후에는 한인예배를, 밤에는 중국인예배를 드렸는데 장소 문제로 기도하던 중 하나님께서는 1년 만에 넓은 장소를 마련해주셨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있던 건물을 저렴한 가격에 임대해 개축했고, 이를 통해 중국인 선교를 활발히 이뤄갈 수 있었다.

2차 년도에는 '우리는 한가족'이라는 주제로 중국인들을 섬겼다. 이때도 주제가를 부르며 집회를 했는데 이런 주제를 정한 이유는, 중국 동서남북 각 곳에서 모여든 이들이 수억의 인구 틈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절대적으로 개인주의 사상이었다. 남을 배려하거나 양보하지 않는 개인주의의 특성은 식사할 때도 여실히 드러났다. 뒤에 있는 사람은 전혀 배려하지 않고 많은 음식을 가져와 음식이 부족하게 되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그렇게 많이 가져온 음식은 먹지도 못하고 버려지는데 말이다. 그래서 음식을 담아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먼저 갖다주는 훈련을 실시했고, 이는 상대방을 섬기는 훈련도 되었다.

"주를 경외함과 성령의 위로로 진행하여 수가 더 많아지니라"(행 9:31)는 말씀처럼 2차 년도에는 중국인들의 숫자가 많이 늘어났다. 파송교회인 종암교회에서 후원해 주신 버스를 늘 몇번 씩 운행해야 했다.

3차 년도에는 '가서 제자 삼으라'는 주제로 "이제는 이 귀한 복음을 이웃에게 전하자"고 외쳤다. 이때부터는 팔라우에 오는 중국인들은 누구나 다 교회를 자기 집처럼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 집은 집회없는 날도 늘 사람들로 북적였다. 섬기기를 좋아하는 아내, 김숙자선교사는 영적, 육적으로 늘 그들의 엄마 역할을 충분히 감당해냈다.

이렇게 믿은 사람들은 보통 2년에서 3년 사이에 모두 중국으로 돌아간다. 그러기에 팔라우는 '복음의 못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믿고 돌아가는 이들은 중국 전역으로 흩어져서 그들 가족(안 믿는 남편, 아내 그리고 자녀 및 부모), 친척, 친구,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고 생생한 간증들을 많이 전해오곤 한다. 부족한 우리 부부를 이렇게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중국인들의 변화되는 모습에서 언제나 위로를 받고 큰 기쁨으로 지난 18년을 팔라우에서 섬길 수 있었다. 이 모든 일을 이뤄오고 계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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