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 인간 영혼의 내면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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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신학동향 ] 8. 심리학적 신학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8월 18일(수) 15:59

신학과 연관해서 심리학에 대해 생각해야 할 점은 심리학이 인간의 내면세계를 다룬다는 점이다. 심리학은 인간의 말, 행동, 표정, 몸짓 등 외적 표현의 내면적 동기를 연구한다. 또한 반복적으로 보이는 태도나 습관 즉 성격까지도 내면세계와 연관된 것으로 진단하고 분석한다. 성경적으로 말하자면 인간의 마음을 다루는 것이다. 그 무엇보다 성경은 인간의 마음에 관하여 많이 말하고 있다. "무릇 지킬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나느니라"(잠 4:23) "속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 곧 음란과…"(막 7:21) "하나님이여 내 마음이 확정되었고 내 마음이 확정되었사오니 내가 노래하고…"(시 57:7) 이 성경말씀들은 인간의 마음이 생명의 본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간 죄악의 근원이기도 하고, 또한 인간의 의지 표현과 진실한 고백의 주체라는 점을 말해준다. 즉 마음은 다차원적 성격을 갖고 있다. 신학적으로는 인간의 영혼을 다루는 일과 아주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고 말할 수도 있다.

이처럼 심리학은 성경이 핵심적으로 다루는 마음의 다양한 차원을 다루는 학문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사람들이 심리학의 이런 학문 행위에 대해 엉뚱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혹자는 심리학을 학문이 아니라고 주장하거나 사탄의 학문이라고까지 말한다. 이런 반응의 이유는 성경에 나오는 마음에 관한 구절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하고 진단하여 색다른 설명을 덧붙일 때 성경의 권위나 신비적인 힘이 부인되거나 약화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순간 우리 믿음까지도 근본적으로 부인되는 듯한 불안을 느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성령의 역사'라고 믿고 순수하게 고백했던 성경 말씀에 대해 심리학적 분석과 진단을 통한 합리적이고 객관적 설명을 시도하면 갑자기 하나님 혹은 성령에 대한 신비적 요소가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마치 창세기 1~2장을 P문서와 J문서가 합해진 것이고 두 가지의 창조 이야기가 조합되어 있다고 신학적 설명을 하는 순간 하나님의 말씀이라 믿었던 성경의 권위가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과 같다.

하지만 내가 몰랐다거나 혹은 내가 믿어왔던 것과 다른 설명이 가능하다고 해서 하나님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런 심리학적 설명을 일단 겸허하게 경청하고 나에게 유익한 내용이 있다면 수용하고 배우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더 나아가 그 내용의 진위를 넘어서서 하나님은 여전히 살아계신다는 확신을 확인해야 한다. 물론 어떤 심리학자나 심리학 이론들은 하나님을 유아적 환상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하나님이 없다고 말하는 학문이나 과학자들은 심리학 말고도 수없이 많다. 그런 사람들의 주장에 우리의 믿음이 흔들릴 필요가 없다. 오히려 믿음과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심리학적 관점을 통해 성경을 읽어 보면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성령의 역사와 통찰력을 새롭게 깨닫게 된다.

예를 들어 인간의 행동, 말, 혹은 마음을 신학적인 차원에서만 다룬다거나 도덕이나 외형적 행동의 측면에서만 다룬다면 마음을 다루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 신학적 혹은 도덕적 가치판단으로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그 한계는 우리가 이미 알고 경험해 온 바다. 예를 들어 성경의 중요한 교리를 부정적인 의미로 표현하는 '도그마', 내적 자유와 기쁨이 없고 외형적 모습만으로 자신의 신앙을 내세우는 '율법적 혹은 바리새적' 신앙 등은 내면세계와 외적 행동과의 불일치를 일컫는 표현들이다. 예수님조차도 바리새인들을 향해 '회칠한 무덤'이라는 표현을 하셨다.

이렇게 볼 때 인간의 말, 행동, 혹은 생각의 뒷면에 숨겨진, 자신도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의도까지도 파악하고 인식할 수 있다면 우리는 우리 영혼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영혼의 깊은 곳에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 그것이 우리가 하나님 앞에 바로 서는 방법이다. 시편에 나타나는 다윗의 고백들을 보라. 단순하게 머리에서 생각나는 이성적 생각들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같이 내가 주를 찾기에 갈급하나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나를 영접하시리니 이러므로 내 영혼을 스올의 권세에서 건져내시리로다"(시 49:15). 사람에 따라 이 말씀을 다양하게 묵상하겠지만 마음 속 깊은 영혼의 갈등과 감정을 생각하며 묵상하는 영혼의 고백이라는 것을 느낀다. 바로 이런 성경구절들을 묵상할 때 심리학적 관점에서 접근하면서 '무의식'이라는 개념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심리학의 큰 장점이다. 그것이 곧 심리학적 신학의 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오규훈교수 / 장신대ㆍ목회상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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