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어린이 부서 운영의 실제 <상>

7. 어린이 부서 운영의 실제 <상>

[ 신교사대학 ] 신교사대학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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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7월 21일(수) 09:27
   

교회학교의 '어린이 부서'는 일반적으로 (유아/유치부를 포함한) 초등학생, 즉 유년부/초등부/소년부 어린이의 신앙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회학교의 조직을 말한다. 대부분의 어린이 교회학교는 학교식 6년제 틀을 따르고 있다. 연령에 따라 학년 별로 나뉜다. 작은 교회는 전체 초등학생을 한데 묶어서 운영하고 있는가 하면, 어린이 수가 많은 교회는 유년ㆍ초등ㆍ소년부, 또는 각 학년별로 세분화해서 운영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어린이는 학교를 중심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자기 정체성을 자신의 연령이나 학년으로 의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니 교회에서 어린이들을 손쉽게 관리하기 위해 학년 체제를 따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체제에 문제가 있다.

먼저 초등학생을 한꺼번에 묶어서 어린이부서에 포함시키는 것은 현대 어린이의 변화와 차이에 주목하지 못한 일방적 처사다. 요즘 어린이는 5~6학년시기에 사춘기를 경험한다. 사춘기는 신체적, 정서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는 시기('제2의 탄생')다. 사춘기를 겪는 학생은 스스로 더 이상 어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이들은 어린이 찬양과 율동에 소극적이다). 이제 청소년 시기로 접어든 것이다. 그런데 교회는 이들을 여전히 '어린이'취급한다. 일반 초등학교가 이 현상에 둔감하다면, 교회학교가 먼저 이 차이에 주목해야 한다.

분반의 경우, 대부분 같은 연령, 같은 학년 어린이를 한 반으로 편성한다. 이러한 반 편성도 어린이를 지극히 단순한 시각에서 바라본 결과다. 개인의 차이보다는 그 연령을 한꺼번에 묶어서 동일하게 취급한다. 혹자는 지식이나 이해 수준을 고려한다면 학년별 반편성이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앙교육은 결코 성경 지식 교육이 아니다. 신앙교육은 우선적으로 공동체 교육이다. 서로 다른 연령의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교제하고 하나님의 뜻을 배우는 교육이다. 공동체는 서로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느끼는 하나됨의 분위기가 있어야 한다. 월드컵 축구응원 때처럼 연령과 성별이 다르지만 함께 응원하는 가운데 느끼는 하나됨의 분위기라고나 할까? 그런데 연령별로 쪼개놓은 어린이 부서나 반 운영은 기본적으로 "너희는 모두 똑같해(야만 해)"란 정신이 깔려있다. 이것은 공동체가 아니라 획일화를 표방하는 것이다. 이런 틀 속에 있는 어린이는 교사주도 하에 수동적으로 끌려갈 수밖에 없다.

이제 교회학교는 고착된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학교식 체제를 버릴 수 없다면, 부분적으로라도 조정이 필요하다. 예컨대 초등학교 5~6학년 어린이는 중등부 학생과 함께 편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교회학교가 지식교육이 아닌 신앙공동체를 추구한다면 연령별 '단층'체제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런 틀에서 어린이는 세대 간의 교류를 맛보지도 못하고, 공동체의 역동성도 경험하지 못한다. 교회 공동체 안에 위계구조를 양산할 뿐이다. 어린이에게 연령은 절대 기준이 될 수 없다. 어린이는 어른보다도 세대 간 활동을 능숙하게 해낼 수 있는 자들이다. 가능한 한 세대간의 만남과 교류가 많아져야 한다. 어린이들을 연령의 족쇄에서 그만 풀어주도록 하자. 왜 교회학교 교사는 -아무 사전교육이나 훈련 없이- 2학년도 맡았다가 5학년도 맡았다가 하면서, 어린이는 늘 그 연령에 묶어두고 있는가?

고원석교수 / 장신대 기독교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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