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제니 게디스가 던진 의자

<3> 제니 게디스가 던진 의자

[ 윤경남의 문화유적지 산책 ] 윤경남의 문화유적지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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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7월 15일(목) 13:33

글ㆍ사진  윤경남 / 토론토 세인트 자일스교회ㆍ국제펜클럽 회원

교회의 불의에 대항한 여인의 행동

"바로 이 의자에요!" 제니가 던졌다는 의자와 재미슨 박사가 봉헌한 스테인드 글라스가 있는 곳을 가리키며 모리스 양이 말했다. 세인트자일스교회 자원 봉사자이기도한 그녀는 교회 내의 유물사진을 찍는데 2파운드를 낼 것도 알뜰하게 챙겼다.

   
▲ 제니가 던진 의자의 모형을 보여주고 있는 세인트자일교회 자원봉사자 모리스 양.
야트막한 사방탁자 위에 올려놓은 청동빛 의자를 만져보니 돌덩이보다 무겁다. 어떻게 이런 의자를 한 여인이 들어 주임사제 머리 위로 집어 던졌을까?

칼빈-츠빙글리-존 녹스로 이어지는 종교개혁 이후 스코틀랜드 교회는 교회의식과 절차, 예배 형식을 중요시하는 찰스 왕의 감독제 임명(episcopal)에 반대해, '오직 말씀!'만을 중요시하며 가톨릭 교회의 잔재인 이런 절차를 없애야 할 관행이라 생각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찰스 왕이 스코틀랜드 교회를 잉글랜드 국교회와 똑같이 유지하려는데서 기인한 견해차이로 교인들에 대한 박해를 계속하자 이에 대한 반발은 날로 심해져갔다. 이 혼란 중에 드디어 1637년 7월 23일, 세인트 자일스교회에서 찰스 왕이 임명한 에딘버러 주임 사제가 회중 앞에서 본기도를 낭독하자, 장터에서 옷가게를 하는 노년의 한 여인, 제니 게디스가 벌떡 일어나서 외쳤다.

"이 부정한 악한이여, 어찌 내 앞에서 미사를 올리겠단 말인가?"하면서 자기가 앉아 있던 의자를 집어 들어 사제 머리위로 던지자 이에 호응하는 대중과 교회 밖에서도 유리창을 깨는 등 큰 폭동의 도화선이 되었다.

이 소동 이후로 스코틀랜드 전역에서 주교제도가 폐지되고 강력한 스코틀랜드교회 총회가 모여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과 맺은 언약과 유사한 국민계약(National Covenant)을 만들어 장로교회를 결속하기에 이른다.
민주적인 장로교회 안의 불의를 보고 서슴지 않고 지적하며 행동하는 용기있는 장로교회 여성의 시범이 여기서 비롯된 듯 그때의 절규가 들려오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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