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문화를 활용한 창의적 교수학습법이란? <上>

4. 문화를 활용한 창의적 교수학습법이란? <上>

[ 신교사대학 ] 신교사대학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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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6월 08일(화) 16:18

기독교 교육학자인 마리아 해리스(Maria Harris)는 기독교 교육과정을 구성할 때 학교식의 전통적인 관점만을 고려하는 입장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한다. 기독교 교육과정의 기본 틀이 일방적으로 가르치기만 하는 과정(디다케)으로 제한되어 있고, 학습내용을 인쇄된 학습자료와 동일시하고 있으며, 교육과정을 학교식의 교육과정과 동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독교 교육과정에서 앎과 학습 그리고 이해의 정도를 측정이 가능하고 수량화 될 수 있는 실재로 여기고, 과정보다 결과물로 여기는 것이다. 또한 교육과정이 일평생의 참여로 개발되기보다 폐쇄된 체제로 종료시점이 있다고 전제하는 것이다.

이러한 해리스의 비판은 오늘 한국교회의 교육과정에도 어느 정도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회는 교사가 신앙적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있고, 공과공부 교재 이외의 다른 교보재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신앙의 수준과 상관없이 학교식 교육체계를 그대로 교회학교에 적용하고 있다. 그리고 교리적인 지식에 단순히 '예'라고 응답하면 세례 교인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장년부 성경공부가 있기는 하지만 대개 학교교육을 마치는 연령이 된 교인들을 위한 교회교육의 과정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해리스는 교회가 교육과정의 본질을 추구할 때 인식해야 할 다음의 원칙을 제시한다.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한 교육과정은 일반 학교의 교육과정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교회에서의 교육과정은 성경공부, 교리문답 교육, 예배, 기도, 예전적 경험, 친교, 봉사, 선교 등 다양하고 포괄적이라는 것이다. 교회에서의 교과내용과 주제는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다. 교회의 교육과정은 예수 그리스도의 세 가지 직무, 제사장과 예언자 그리고 정치적인 왕의 차원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교회의 교육과정은 명시적 교육과정과 묵시적 교육과정 그리고 영적 교육과정에 모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해리스가 제시한 원칙은 교회의 교육과정에서 신앙의 풍성함과 삶의 의미를 제대로 전수하려면 실질적이고 창의적인 교수학습법이 모색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나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창의적인 교수학습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첫째는 기존의 대답이 언제나 해답은 아니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 속에서도 타당한 것인지 비판적으로 질문하라는 것이다. 둘째는 남의 이야기를 앵무새처럼 반복하지 말고, 자신의 삶이 반영된 자신의 이야기를 하라는 것이다. 셋째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도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목표를 이루기 위해 철저히 노력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넷째는 무언가 지식을 채워야 한다는 중압감보다는 배우는 즐거움을 누리라는 것이다. 다섯째는 동료들과 경쟁하느라 긴장하며 자신의 것만을 지키려하기보다는 동료들과 협력하며 부족함을 상호 보완하라는 것이다. 여섯째는 가르치는 자는 가르치는 가운데 배우는 자로부터 배울 수 있으며, 배우는 자는 배우는 가운데 가르치는 자를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등부에서 교육전도사를 하던 1980년대 중후반에도 필자는 지금과 비슷한 노력을 했다. 공과공부 교재의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배운 내용에다 자신들의 삶을 반영해서 연극대본을 쓰게 하거나, 대형걸개그림을 그려보게 했다. 또는 즐겨 부르는 노래의 곡에다 가사를 만들어 불러보도록 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 모두를 개별적으로가 아니라 반별로 준비하도록 했고, 그렇게 준비한 것을 전체가 모인 자리에서 축제적으로 발표하도록 했다. 당시 필자는 공과공부만 하는 것이 학생들의 신앙교육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학생들의 관심과 취향에 따른 특별 활동반을 운영했다. 이러한 활동은 학교교육에 찌든 우리 자녀들에게 오늘도 여전히 유효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종훈교수 / 연세대학교 기독교윤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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