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 생태신학에 대한 이해와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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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신학동향 ] 6. 생태신학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6월 01일(화) 11:55

생태신학을 문자 그대로 풀자면 생태(eco-)라는 말과 신학(theology)이라는 말이 조합된 용어이다. 단순하게 정의 하자면, 생태계, 즉 자연에 대한 신학적 논의를 의미한다. 그래서 생태신학을 “자연의 신학”(Theology of Nature)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신학의 녹색화, 신학의 에코 운동이라고 요즘 유행하는 말로 표현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상 생태신학은 최근의 심각한 환경파괴와 그로 인한 인간의 위기의식 때문에 생겨난 학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인간의 욕심과 욕망으로 인한 자연파괴가 심각하여 자연이 인내하고 감내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징후들을 우리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런 위기 속에서 교회와 신학은 성경은 과연 자연에 대해 무엇을 말하고 있으며, 신학은 자연에 대해 무엇을 말해야 하며, 교회는 오늘 이 환경위기 시대에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이 고민의 산출이 바로 생태신학이다. 그러므로 생태신학은 그리 오래된 학문이 아니다.

20세기 초에 과학의 오류와 자연파괴의 심각성을 언급한 학자도 있었으나, 이때는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였다. 신학적 반성도 극히 미미하였다. 20세기 말에 들어서야 자연에 대한 신학적 논의를 본격화하기 시작하였고 한때는 모든 신학자가 생태신학자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신학적 논의에 자연이 화두가 되기도 하였다.

자연에 대한 신학적 논의인 생태신학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 말하기 전에 먼저 생태신학은 무엇이 아닌가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즉 생태신학과 관련된 오해를 간단하게나마 푸는 것으로 시작하려고 한다.

첫째, 생태신학은 서구의 문제를 중심으로 한, 부한 자들만의 신학이라는 오해는 잘못된 것이다. 물론 오늘날의 거대한 환경파괴는 서구로부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환경문제가 서구만의 문제도 아니며, 부한 자들만의 사치도 아니다. 그것은 전 세계적인 문제이며 모든 인간들이 겪는 문제이다. 생태신학은 전 세계 모든 교회의 신학이다.

둘째, 생태신학은 모든 인간의 문명과 개발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신학이 아니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말하는 신학이지 원시문명으로 돌아가자는 신학이 아니다.

셋째, 생태신학은 또 다른 의미의 인간 중심적 신학이라는 지적도 바른 지적이 아니다. 생태신학은 환경파괴로 인하여 오는 인간의 위기 때문에 형성된 신학이기 때문에 인간이 환경위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만든 신학이라는 생각은 부분적으로는 옳을 지적일 수 있으나 아주 적절한 생각은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과 인간과 자연의 총체적인 샬롬을 지향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넷째, 생태신학을 자연주의로 보는 것도 적절한 시각이 아니다. 이 오해는 오늘날의 환경파괴가 인간중심주의(자연은 오로지 인간을  위해서만  존재하며,  인간은  자연의 주인이고 지배자이며, 자연 그 자체는 아무런 의미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고)로 인하여 초래된 것이기 때문에 인간중심적 사고를 배격하자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이다.  생태신학은  결코  인간의  존엄을  무시하고 자연의 가치만을 인정하는 자연중심주의가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의 존엄과 책임성을 인정하는 신학이다.

다섯째, 생태신학은 지나치게 상황적이며, 곧 사라질 일종의 유행신학이 아니냐는 오해도 말 그대로 오해이다.

신학은 오늘의 상황에 답변할 책임이 있으므로 생태신학이 상황적이라는 것을 비판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그리고 생태신학이 일종의 유행신학으로 끝나지도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생태신학은 지금까지 신학이 관심을 가져오지 않았던 영역, 즉 자연이라는 영역을 신학의 대상에 포함시켰으므로, 신학이 본래의 연구대상을 되찾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태신학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인간을 찾아온 환경위기가 단언하건대 결코 금세기에 혹은 가까운 세기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인간이 존재하고 역사가 존재하는 한, 그리고 오늘날의 과학 문명이 지속되는 한 환경위기는 지속될 것이고 이에 대응하려고 하는 신학인 생태신학도 지속될 것이다.

김도훈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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