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 사회학적신학 연구의 역사

< 2 > 사회학적신학 연구의 역사

[ 최근신학동향 ] 5. 사회학적신학 연구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5월 06일(목) 10:01

오늘날 교인들은 신학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으며 신학에 대해 많이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성경을 배우기도 바쁜데 신학은 무슨 신학인가?" 그 말이다. 또한 목회를 하는데 있어서 자기가 배운 신학이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하는 목회자들도 있다. 그러나 신학은 우리의 신앙과 교회를 든든하게 세워주는 기초가 아닐 수 없다. 바른 신학에 근거할 때 바른 신앙, 바른 교회가 형성될 수 있고 바른 신학은 그 자체로 사회를 이끄는 예언자적 역할을 수행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신학이 현재 학문세계에서뿐만 아니라 공공담론의 장에서도 주변부로 밀려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에 대해 신학자에게 질문하는 것은 예외적인 일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신학이 사회로부터 고립된 결과 우리의 신앙도 교회 안의 신앙으로 축소되었고, 교회의 관심도 교회 안에 머무르는 상태가 되고 말았다. 결국 오늘날 한국교회의 위기는 신학과의 단절 현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외형적 측면에 깊은 관심을 보인 것과는 달리 "현 시대의 맥락에서 교회의 본질과 존재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한 보다 치열한 신학적 고민이 부족했다. 스스로 우리 사회의 대중적 종교로 뿌리 내렸다고 자부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개신교를 서구에서 수입된 종교로 혹은 값싼 은혜를 남발하는 구시대의 산물로 여기는 측면이 짙다. 신학자들은 신학교 안에서 '내 전공 분야'라는 자기만의 좁은 세계에 갇혀 버렸고, 목회자들 역시 '내 교회'라는 좁은 공간에 갇혀 버렸다. 마치 새장 속에 갇힌 새처럼, 그들은 세상을 보는 안목과 지혜뿐만 아니라 세상을 변혁시키는 힘을 상당부분 상실한 상태에 있다.

이러한 신학과 교회의 위기는 1960년 대 이후로 이미 서구교회가 경험했던 터이다. 당시 급변하는 사회문화적 환경 속에서 교회는 교회의 전통적 가르침에 대한 반대에 직면했다. 전통적인 서구 백인 중산층 중심의 신학의 적절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영국 신학자 존 로빈슨의 '신에게 솔직히'와 곧 이어 등장한 미국 신학자 조셉 플레처의 '상황윤리'가 이런 반대의 선봉에 섰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흑인신학, 여성신학, 해방신학, 민중신학, 탈근대 신학 같은 삶의 정황을 중시하는 지역신학들이 대거 출현했다. 이러한 다양한 현대 신학은 주로 해당 신학이 출현한 지역민의 삶의 자리에서 출발하는 신학으로 주로 사회학적 방법론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사회학적 방법론을 사용하여 신학을 연구한 신학자들 상당수가 실제로는 사회학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아마추어 수준에서 사회학을 사용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존 로빈슨, 하비 콕스 및 레슬리 뉴비긴 같은 신학자들마저도 사회학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아마추어 수준에서 사회학을 사용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런 상황 하에서 사회학에 대한 보다 전문가적 이해를 기반으로 하는 신학 연구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학자들이 등장했다. 그런 학자들이 바로 미국의 피터 버거와 영국의 데이비드 마틴 및 로빈 길 등이다. 이들은 1970년대 중반을 전후해서 보다 전문가적 차원에서 사회학과 신학이 서로에게 도움을 줄 가능성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고, 그들의 저술들을 기초로 하여 일단의 신학자들과 사회학자들이 이 두 영역의 만남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의 사회학적 신학 연구는 주로 민중 신학자들에 의해 행해져 왔다. 그래서 복음주의 계통의 신학자들은 사회학적 신학 연구 자체를 회피하거나 이를 폄하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복음주의 신학자들에 의해서도 사회학적 신학 연구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고 이론 신학 분야뿐만 아니라 실천신학과 선교신학 분야에서도 하나의 중요한 연구방법론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 신학계에서는 침체된 신학을 되살리고 교회를 위한 신학을 발전시키기 위해 타 인문학, 사회과학 및 자연과학과의 학제 간 연구의 활성화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교회 역시 사회를 위한 교회로 거듭나고자 애쓰고 있다. 신학과 교회가 사회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사회를 위해 존재한다면 먼저 사회를 제대로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사회 현상과 사회 구조의 본질에 대해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사회학적 연구 방법론은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담론을 산출하는 신학의 주요 방법론으로 사용될 수 있다.

김승호교수(영남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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