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속의 일치

다양성 속의 일치

[ 디아스포라리포트 ] 디아스포라 리포트 '시드니 동산교회' 편…<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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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4월 29일(목) 10:21
황기덕 / 시드니 동산교회 목사

호주에 20년을 넘게 살면서도 '호주란 이런 나라다'라고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이는 마치 한국이 '어떤 나라다'라고 몇 마디 문장 속에 다 담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호주는 미국처럼 수많은 민족들이 함께 모여있는 다문화 사회이다. 특히 시드니는 처음 호주에 정착하는 이민자의 대부분이 첫 정착지로 삼는 도시이다. 그래서 시드니에는 세계의 많은 민족들이 함께 살고 있다. 해외 선교지를 가슴에 품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번쯤 권하고 싶은 방문국이기도 하다. 한 곳에서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세계 여러 나라를 방문할 수는 없어도 동시에 세계 여러 나라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 호주이고 시드니이다.

호주 교회는 유럽 교회들처럼 점점 쇠락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10년 뒤의 호주 기독교회는 지금의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는 어떤 호주 교단의 통계를 본 적도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호주 사회 속에 영향력을 끼치며 성장하는 교회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동시에 이런 외적인 한 부분만을 보고 함부로 호주 교회를 말하기는 조심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호주 사회 전반에 깊숙이 뿌리 내린 기독교 정신이나 기독교 문화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며칠 전부터 호주 연합 교단 NSW 주 총회에 총대로 참석하고 있다. 호주 연합교단 총회의 의사 결정 방법은 다수결이 아니라 만장 일치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5백여 명의 총대가 모든 안건에 대해 만장 일치 제도를 따라 회무를 처리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더군다나 어릴 때부터 자신의 의견을 누구 앞에서라도 서슴없이 말하는 개방적 문화 속에서 자란 호주 사람들이다.

   
▲ 의사 결정시 만장일치 방법을 선택하고 있는 호주연합교단의 회무 모습.

그래서 한국의 유교 문화처럼 어른들이 말하면 그냥 따라가는 의미에서의 만장 일치 제도는 아니다. 그런데 총회는 대부분 안건을 별 무리 없이 만장 일치 제도에 따라 처리해 나간다. 서로의 의견이 다수와 소수로 나누어지게 되면 상대방의 의견을 끝까지 들으면서 서로 설득해 나간다. 그리고 다시 의견을 물어 합의가 될 때까지 상대방을 기다려 준다. 20년 전, 처음 호주 총회에 참석했을 때, 발언을 시작하면 푸른 색 등이 3분간 켜져 있다가 그 후에 노란 등으로 바뀌고 그 후 1분이 지나면 빨간 등으로 바뀌는 발언 시간 제한 제도를 별 무리없이 다 지키는 것을 보고 성숙한 회의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세계에 흩어진 한인 디아스포라들을 통한 하나님의 기대하심은 어떤 것일까 생각해본다. 한국 교회의 또 다른 유형 무형의 든든한 자산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해외 교회를 경험하게 되고 다른 문화 속에 나타나신 하나님의 다양성을 경험하기도 한다.

한국교회의 성도들과 목회자들은 세계 어느 교회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헌신으로 준비되어 있다. 이들이 고국을 떠나 이곳 호주에서 비록 낯선 문화 속에서 한 때 문화 충돌의 갈등과 혼란의 착오를 감당해야 하는 시간도 있었지만 자랑스러운 코리안 디아스포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자랑스런 신앙 유산을 이어 받고 거기에 성숙한 선진 문화의 또 다른 배움이 해외 한인 교회들을 향한 하나님의 기대를 실현시켜 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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