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적' 학습과 '엄마주도적' 학습

'자기주도적' 학습과 '엄마주도적' 학습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 68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4월 21일(수) 17:25

오늘날 한국 교육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가 자기 스스로 공부하는 태도가 형성되지 않는 것이다. 청소년위원회가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하루 공부 시간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에 학원과 과외 시간은 급증했지만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은 격감하였다. 중학생의 경우에 학원이나 과외 시간이 하루 평균 57분에서 88분으로 증가한 반면,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은 72분에서 55분으로 감소한 것이다. 지나치게 사교육 의존적인 학습 형태는 스스로 공부하는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심각하게 감퇴시키고 있고, 이는 당장 점수 몇 점을 올리게 할지는 몰라도 지속적으로 공부하는 태도 형성을 가로막고 있다.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실 때 자유의지를 허락하셨다. 여기에는 놀라운 하나님의 학습 원리가 담겨져 있는데, 바로 스스로 의지를 갖고 뜻을 정하여 공부하는 원리이다. 인간은 지ㆍ정ㆍ의를 지닌 존재로 창조함을 받았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오늘날 한국 교육은 '지'에만 치중하고 '정'과 '의'를 무시한 결과 지식교육마저도 실패하고 있다. 지식과 정서, 의지는 함께 가야하고, 특히 학습에서 너무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의지(will)이다. 스스로 공부하는 태도가 형성되지 않은 채 학원이나 과외공부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사교육 의존적인 교육은 자녀의 의지를 박약하게 만들고, 이는 장기적인 교육에서 실패하게 만든다. 다니엘처럼 스스로 뜻을 정하는 것이 교육에서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달아야 한다.

최근에 출판된 책 중에 '학원사용설명서'라는 책이 있다. 모든 제품에는 사용설명서가 있는데, 학원에는 사용설명서가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학원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은 자기주도적 학습이 이루어지는 범주 안에서 학원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을 갖지 못한 채 학원만 다니는 것은 마치 약을 과다복용하는 것처럼 오용하는 것이다. 학원을 다니는 것 자체가 죄이거나 악한 것은 아니다. 학원을 적절히 이용할 줄 알아야 하는데, 스스로 공부하는 자기주도적 학습 태도가 형성되어 있는 학생이 자신의 공부를 위해 꼭 필요한 만큼만 학원을 다니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행하게도 한국 교육에서는 자녀들의 자기주도적 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다기보다는 엄마주도적 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다. 엄마들이 학원과 과외에 대한 온갖 정보를 수집하고 자녀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고 있다. 엄마들은 자신들이 마치 수험생인 것처럼 불안해하며 쫓기듯이 자녀들을 다그치며 입시 경쟁에 뛰어들게 하고 있다. 심지어는 자녀들이 학원을 제대로 다니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자녀들의 뒤를 미행하는 경우도 있고, 모니터를 통해 감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엄마주도적 학습이 강화되면 될수록 자녀의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은 감퇴되고 이는 장기적으로 성격 형성은 물론 학업에 있어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크리스찬 부모들부터 자녀가 자기주도적 학습 태도를 형성하도록 격려하는 것이 이 사회의 사교육팽창 문제를 해결하는 첩경이 될 것이다. 

박상진교수(장신대 기독교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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