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과 헌신으로 세운 십자가

눈물과 헌신으로 세운 십자가

[ 디아스포라리포트 ] 디아스포라 리포트 '시드니 동산교회' 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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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4월 01일(목) 10:19
황 기 덕 / 시드니 동산교회 목사

시드니에 한인교회가 2백50여 개나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비교적 교회를 개척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한 주에 2백~3백달러 정도의 금액으로 호주 교회를 임대해 주일과 수요일 예배를 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가 밀집되어 있는 시드니를 제외하면 멜버른이나 기타 다른 지역은 아직도 그리 힘들지 않게 교회를 빌릴 수 있다. 시드니에 있는 한인교회 중에 10여 곳의 교회가 자체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이민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호주에서는, 이민자 교회가 자체 건물을 가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생각지도 않았기에 준비하지도 않았던 교회 건축을 하게 되었다. 당연히 건축비는 부족했다. 평소에 헌금에 대해 말하지 않았던 입장이었는데, 건축비를 감당해야 했던 상황에선 작지 않은 기도 제목으로 남았다.

   
▲ 성전을 건축 후 예배 시간 중에 서로 서로 축복하는 성도들의 모습.

건축비가 생각 이상으로 많이 필요했던 그 때, 교인들에게 "건축비는 우리의 힘으로는 힘든 금액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돈의 문제로 생각하지 말고 방향의 문제로 생각해보자"고 설득했다. 계속 이런 생각을 나누면서 한편으로는 믿음있는 멋있는 말이라 자부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책임없는 말이라고 자책도 했다.

목회사역을 하면서 늘 어려운 고민 중의 하나는 나의 욕심과 하나님의 비전을 구분하는 일이었다. 남들은 별로 어렵지 않은 모양인데 내게는 아직도 가장 어려운 고민거리 중 하나이다. 하지만 시작이 아름다웠기 때문인지, 아니면 하나님의 특별한 배려 때문인지 순간 순간 작은 감동들을 주셨다.

건축하면 교인들이 떠나고 헌금이 줄어드는 현상에 대한 염려도 있었지만, 은혜 중에 그런 일이 반대로 나타났다. 다만 끝까지 목사의 욕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비전이기를 기도했을 뿐이었다. 교회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분들에게는 건축 헌금대신 기도로 분량을 채워달라고 설득했다.

한번은 어렵게 사는 성도 한 분이 건축 헌금을 몇 번씩 하는 것을 보고 믿음이 부족한 목사가 인간적인 염려가 되어 그만 하시라고 부탁한 적도 있다. 어떤 젊은이는 결혼하고 집을 장만하기 위해 준비한 2천만원을 먼저 교회 건축을 위해 드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헌금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미처 다 공개하지 못하는 가슴 찡한 사연들이 많다.

건축하는 동안 교회 경상비나 헌금이 줄어들 수 있다지만, 지난 10년 동안 매년 10%씩 증액한 교회 예산은 그 이상의 결산을 하게 되었다. 장사를 하는 어떤 교인은 십일조가 아니라 하루 총 매상의 십일조를 내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정성에 마음이 뭉클한 적도 있었다. 그렇다고 재정적인 어려움이 왜 없었겠는가? 한 때 이자율이 폭동하고 세계적으로 경기가 어려울 때는 높은 이자에 허덕이기도 했다.

한국의 수많은 교회들이 건축을 하면서 겪는 사소한 일일 수도 있지만 낯선 땅에서의 이러한 경험들은 한국에서의 경험보다 더 많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건축 과정을 통해 건물이 지어짐이 아니라 사람이 지어짐을 볼 수 있었고 내가 지어짐을 볼 수 있는 은혜가 있었다. 이런 성도들의 눈물과 헌신으로 호주에서 가장 먼저 하나님의 성전을 봉헌하는 축복과 기쁨이 있었다. 우리 동산교회 성도들이 참 자랑스럽다.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나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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