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 포스트모던 시대의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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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신학동향 ] 4. 포스트모더니즘신학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3월 30일(화) 18:27

포스트모던 신학은 모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시작된 포스트모던 시대의 신학이다. 포스트모더니티는 모더니티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데서 나온 것이며, 이것은 단지 문화적 추세에서만이 아니라 과학적 세계상의 변화와 더불어 삶의 모든 영역에서 일어난 포스트모더니티에 대한 신학적 반성이다.

시대적 배경

20세기 물리학에서 미립자의 발견과 양자의 현상은 실재 이해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이 변화란 실재가 더 이상 확실한 원자에 근거하는 결정적인 것이 아니라 확정할 수 없는, 비결정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연과학의 언어도 종교적 언어와 마찬가지로 '공동체의 살아 있는 관행'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다. 과학도 종교와 마찬가지로 문화언어적 체계의 한 종류에 불과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자연과학적 인식이란 이제 더 이상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간주될 수 없게 되었다. 모던 시대의 막을 내리게 하고 포스트모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과학이 지배하던 문화적 헤게모니는 끝났다. 인식론적 절대주의가 막을 내리고 인식론적 상대주의가 시작된 것이다. 종교도 과학과 마찬가지로 문화언어적 체계의 다른 종류로 간주되고 있다. 1950년 이래 문학비평과 건축 분야에서는 포스트모던이란 용어가 익숙한 단어가 되어버렸다. 모더니즘의 획일성과 통일성과 폐쇄성에 대응하여 다양성, 다변성, 관용을 강조하고 있다. 이념적인 측면에서는 피억압자, 소수, 주변인, 그리고 개체성과 차이성을 고려하고 긍정하고 있다.

포스트모더니티의 특징

모더니티와 구분되는 포스트모더니티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물을 기계론적으로 이해하지 않고 유기체적으로 이해한다. 그리하여 개인과 사회, 영혼과 육체의 이분법을 극복하고자 한다. 둘째, 지식에 있어서 획일성과 통일성을 거부하면서 패러다임과 다양성을 인정하고 있다. 셋째, 언어는 역사적 문화적 공동체의 관용어이기 때문에 절대보편적 언어는 없다고 본다. 넷째, 과학의 언어도 더 이상 사실의 언어가 아니고 종교의 언어처럼 학문공동체의 언어이다. 다섯째, 포스트모더니티는 정형화된 구조물이 아니라 진행중이다. 모더니티에서 포스트모더니티로의 전환은 지난 1백50년간 또는 그 이상의 세월에 거쳐서 이루어지고 있다. 고정된 것이 아니라 아직도 과정 속에 있다. 포스트모더니티는 모더니티와 연속성과 불연속성을 지니면서 형성되어 가고 있다.

포스트모던 신학의 정의

1984년에 나온 예일의 역사신학자 린드벡(George Lindbeck)은 교리의 성격이라는 저서에서 오늘의 시대를 후기 자유주의 시대로 보고 교리를 문화적인 관례로 이해할 것을 제안하였다. 린드벡은 교리란 형이상학적 명제가 아니라 문화적 공동체적 관용어요 규칙이라고 보았다. 그는 '포스트모던'이라는 용어보다는 '포스트리버럴'(postliberal)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과정신학자 그리핀(David Griffin)은 1983년 포스트모던 세계연구소를 설립하고 화이트헤드의 과정철학을 바탕으로 과정신학을 제창하였다. 그는 모더니티의 비판적 힘 자체를 부정하지 않고 그 잘못을 수정하려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그는 건설적 신학을 제창한다. 마크 테일러(Mark Taylor)는 1982년 출판된 그의 초기 저서 '해체신학'(Deconstructing Theology)에서 신의 죽음을 선언하면서 자아의 죽음과 더불어 역사의 종말의 해체와 책의 관념에 해체를 선언함으로써 전통신학을 무너뜨리고 있다. 이에 반하여 2000년 들어와 밀리야 에릭슨(Milliard Ericson)은 긍정적인 차원에서 포스트모던 신학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진리와 가치의 상대화를 극복하기 위해서 부드러운 토대주의(soft foundation-
alism)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2000년대 들어와 케빈 벤후저(Kevin Vanhoozer)는 진리와 가치의 상대화를 극복하기 위하여 덕의 인식론(virtue epistemology)을 제창하고 있다. 합리성은 지식의 획득이기 보다는 인지적인 덕과 지혜의 문제로 보고 신학적인 덕목이란 증언하는 것(giving testimony)이라고 본다.

우리는 포스트모던 신학의 특징을 다음같이 규정할 수 있다. 첫째, 하나의 절대적 신학의 권리주장을 포기한다. 절대적 신학적 진리는 하나님에게 있다. 둘째, 지상에서는 신학들만이 있으며, 서로 보완하기 때문에 어느 신학(서구신학, 아시아신학 등)이 우월하다고 말할 수 없다. 셋째, 신학적 진리의 문화적이고 지역적이고 인종적 다양성을 인정한다. 넷째, 복음주의적 입장은 종교다원주의 신학을 수용하지 않고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견지한다. 계시의 초월성을 문화적 다양성 보다 우위에 두기 때문이다.

김영한/전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원장ㆍ조직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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