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와 사별 후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남편 고독남씨

■ 아내와 사별 후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남편 고독남씨

[ 상담Q&A ] 상담Q&A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3월 30일(화) 18:21


Q : 늘 현장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쉽고 통합적인 관점으로 설명해 주셔서 감사를 드리며 용기를 내어 제 형편을 말씀 드리고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 저의 요즈음 상태는 말할 수 없이 비참 합니다. 처음 결혼에 실패하고 지금의 아내를 만나 18년 동안 첫번의 실수를 반복치 않기 위해 열심히 살아 왔는데 그 아내가 6개월 전에 먼저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최근 사업을 확장하고 고교 재학중인 두 아이의 대학 학자금을 미리 준비한다고 무리를 하더니 지병인 신장염이 악화되어 견디지 못하고 허무하게 가 버렸습니다. 제 아내는 어린 나이에 저를 만나 제게 할말도 못하고 늘 풀이 죽어 살아왔던 것을 생각하니 더욱 미안하고 자꾸만 '내가 아내를 죽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에 아내에게  큰소리로 야단치고 한 마디도 못하게 윽박질렀던 일들이 자꾸 떠올라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 아내없는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자신이 없고 아이들 볼 면목도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 너무 마음이 아프시겠습니다. 아무 위로도 도움이 안되었던 욥처럼 아내의 죽음 앞에서 처절한 고통과 싸우는 모습이 무척 안쓰럽습니다.

첫 결혼의 실패와 남은 아이들에 대한 부담감이 현재의 슬픔을 더 가중 시키고 있는 듯 보입니다. 지난 6개월 동안 배우자의 상실에 대한 애도반응이 많이 정리되지 못하고 오히려 죄책감과 외로움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납니다.

아내에 대해 잘 해 주지 못했던 것, 자식들을 위해 희생만 했던 모습이 자꾸 생각이 나서 감정적으로 더 우울하게 된 것 같습니다. 죄책감은 우리들의 행동을 변화하도록 자극하고 하나님과 다른 이의 용서를 찾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나 잘 다루어 주지 못할 경우 파괴적이 되며 자기연민에 빠뜨리는 주범이 됩니다.

현재의 슬픔이 앞으로 아내의 몫까지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삶의 의욕과 엄마를 잃은 아이들을 위한 책임감으로 전환되기 위하여는 극심한 슬픔과 자괴감으로 몰고가는 죄책감의 원인을 찾아내야 합니다.

혹시 어린시절 권위적인 부모님 아래서 작은 일에도 자주 비난을 받거나 벌을 받은 기억은 없는지, 혹 숨어 있는 열등감이 끊임없이 자신을 자책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 보십시오. 대개 가정에서부터 옳고 그른것, 상벌에 대한 개념을 배우기 시작하는데 용서와 격려보다 비판과 벌을 주로 경험했을 경우 성장해서 자신과 남을 용서하기가 어렵고 주어진 상황에 대해 특히 배우자 사망과 같은 위기를 만났을 때 자신에게 가혹한 벌을 내리고 싶은 충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선 분노를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믿고 신뢰하는 분을 찾아가 지금의 심정과 고통을 토로하시고 부인을 감정적으로 억제시키고 할말을 못하게 하며 윽박질렀던 죄를 고백하셔야 합니다. 사랑하라고 맡기신 '연약한 그릇'인 아내를 보호하고 지켜주지 못한 것도 용서를 구하셔야 할 부분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머무르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마음 깊이 하나님의 용서를 받아 들이고 감사하십시오. 그리고 자녀들과 함께 살아갈 힘과 용기를 주시도록 기도하세요. 앞으로 아내와 함께 했던 부분을 혼자서 감당하셔야 하기 때문에 '홀로서기'를 연습해야 합니다. 교회와 사회에서 새로운 관계(social network)를 많이 만드세요.

필요시 우울증이 심해지거나 자살 충동이 생기면 전문의를 만나시도록 권합니다. 부활의 주님께서 가정에 깊은 평안과 치유를 주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이윤주원장/정신과전문의ㆍ세이페병원장, 총회 목회상담지원센터 공동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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