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 > 여성 신학 작업은 아직 진행중

< 4 > 여성 신학 작업은 아직 진행중

[ 최근신학동향 ] 최근 신학 동향 3. 여성신학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3월 23일(화) 17:26
여성신학은 여성 억압의 현실에 대한 경험으로부터 출발했다. 억압의 역사가 깊고 오랜 만큼 그에 대한 반동의 진폭도 클 뿐만 아니라 때로 과격하기도 했다. 기독교 안팎에서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으며 아직도 신학적 논쟁의 중심에 놓여 있는 주제도 적지 않다. 현금의 여성신학은 성서와 기독교의 정의, 평등, 해방, 생명의 전통을 회복할 뿐만 아니라 남성과 여성의 온전한 인간성 회복을 추구하며, 한걸음 더 나아가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 및 생명 중심의 영성을 개발하는 신학으로 전개되고 있다.

최근의 포스트모던 상황 속에서 여성신학은 몸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해석을 시도한다. 대다수의 여성신학자는 성차별주의의 근원에 영혼과 육체를 분리하는 이원론이 놓여 있다고 본다. 기독교 사상에 영향을 미친 헬라적 이원론의 초월/내재, 정신/물질, 영혼/육체, 남성/여성, 문화/자연의 이분법이 결과적으로 각종 차별주의를 낳았다는 것이다.

남성중심주의와 가부장주의는 여성혐오주의와 결탁함으로써 여성과 육체를 동일시하여 열등하고 부정한 것으로 간주해왔다. 특히 여성의 육체는 남성을 타락하게 하는 유혹을 지닌 죄 많은 육체라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여성신학은 여성의 몸의 가치와 경험을 긍정하며 중시한다. 몸을 긍정하는 것은 곧 여성을 긍정하는 것이며, 이것이 성서의 전인적인 인간 이해에 더 부합된다고 주장한다.

이런 맥락에서 여성신학은 생태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다. 그동안 자연은 인간과 문화의 지배와 착취 구조 속에 놓여 훼손되고 파괴되어왔다. 생태여성신학은 하나님의 창조세계로서의 자연을 존중하고 생태계의 위기와 환경 파괴의 현실을 비판ㆍ극복하기 위하여 환경보존운동과 생태운동에 동참한다. 또한 전쟁과 폭력에 반대하여 반전, 평화, 생명운동에 연대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생태계의 온전한 회복을 지향하는 실천적인 신학으로서 생태여성신학은 세계화와 군국주의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새로운 대안적 경제 질서를 모색하는 일에 참여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여성신학은 교회여성운동으로 자리매김한다. 여성신학은 기존의 교역과 신학교육 현장, 교회 의결 기구 및 과정에서의 여성 배제와 차별에 대하여 물음을 던진다. 그리하여 불평등한 교회제도의 개혁과 갱신을 핵심 주제와 과제로 삼는다. 아울러 예배와 성례전 등의 의식에 포함되어 있는 남성 중심적 사고와 언어를 포괄적인 언어로 전환시키고 새롭게 바꾸는 일에 참여한다. 여성의 경험이 포함된 새로운 예배의식을 개발하고 여성들의 경험을 나누며 이야기하는 것은 여성신학의 실천적 방법의 중요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여성신학은 여성안수를 비롯한 교회 안의 여성 리더십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세계 교회 곳곳에서 여성의 성직참여 및 여성 리더십 활성화의 열매를 낳기도 하였다.

이렇듯 최근 여성신학은 매우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독특한 방법론을 보여준다. 또한 상이성, 다양성, 다원성을 지배적 특징으로 하는 포스트모던 상황에서 인종, 민족, 지역, 계층 등을 토대로 하여 자신들의 고유한 역사, 문화, 종교 및 영성과의 활발한 대화 속에서 여성신학이 전개되고 있다. 즉 '하나의 여성의 경험'이 아닌 '여성들 사이의 경험의 차이와 특수성'을 존중하며 그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백인 중산층 여성들의 경험을 중심으로 하는 페미니스트 신학에 대하여 독자적인 흑인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은 우머니스트 신학(Womanist Theology), 히스패닉 여성들의 경험과 문화 속에서 이루어진 무에리스타 신학, 아시아 여성들의 종교 및 문화 속에서 형성된 아시아여성신학, 그리고 한국여성신학 등이 있다. 특히 한국여성신학은 전통적인 문화와 종교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 안에 들어 있는 성차별주의적 요소를 밝혀내고 평등주의적 요소를 고양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참으로 다양한 모습을 지닌 여성신학 작업은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 과연 여성신학은 21세기를 위한 하나의 대안적 신학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단지 신학의 특수한 분야로 자리매김할 것인가?

이렇듯 열린 질문에 대한 답은 교회와 사회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여성신학 작업과 함께, 교회 및 목회 현장을 반영하고 실천적으로 참여하는 교회여성운동을 진지하게 모색하는 여성신학의 미래 속에서 결정될 것이다.

신옥수교수/장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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