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의 어제와 오늘

시드니의 어제와 오늘

[ 디아스포라리포트 ] 디아스포라 리포트 '시드니 동산교회' 편…<1>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3월 11일(목) 10:27
황기덕 / 시드니 동산교회 목사

   
호주, 그리고 시드니가 주는 이미지는 우선 평화롭고 여유로운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실제 그렇다. 20년 전 한국을 떠나 호주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그 느낌은 분주한 한국교회의 배경에서 상대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평화와 여유 그 자체였다. 적어도 내겐 그러했다. 1989년에 시작된 호주 생활은 원래 나의 인생 계획서에는 전혀 없었던 공간이었다.

디아스포라. 신학교 수업 시간에 무심코 지나가는 용어 중의 하나였는데 이제는 누가 나를 이야기하는 것 같은 지나친 생각마저 들게 하는 말이다. 세계에 흩어진 우리 민족의 수가 가장 많이 언급된 것으로는 7백만까지로 기억한다.

얼마 전 미국 LA에서 목회하시는 목사님께 LA에 교민이 얼마이며 교회는 얼마인가를 습관적으로 물어보았다. 그 분의 대답이 "교민 1백만 명에 교회 1천여 개"라는 말을 들었다.  LA에 교회가 많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시드니에는 교민이 십만 명 교회가 2백50개 정도라고 한다. LA의 1/10인 인구로 보면 시드니 교회는 1백개 정도여야하지만 현실은 그보다 훨씬 많은 2백50개이다. 많은 교회와 이민목회자들과 선교사들이 현재 시드니에 상주하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우리네 옛날 시장에는 그만큼 많은 사람들, 많은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시드니에는 그만큼 더 많은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원래 글쓰기에 재주가 없는데다가 부담스런 원고에 망설임이 있었지만 현지에서 겪었던 애로와 보람 그리고 은혜를 나누라기에, 나눌 은혜들이 좀 있기에 감히 그러하겠다고 답을 드렸다.

필자가 현재 목회하고 있는 시드니 동산교회는 1982년에 세워진 교회로서 시드니 이민교회 초창기에 세워진 교회이다. 그만큼 시드니 교회와 이민 사회의 어제와 오늘을 함께 나누었던 산증인이기도 하다.

   
▲ 하나님께서 시드니 동산교회를 통해 보여주신 놀라운 은혜가 참으로 많다. 그 은혜를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사진은 새 교우를 환영하며 교제를 나누는 모습.

처음 호주 생활을 시작한 1989년에는 시드니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비교적 적었다. 요즈음은 많은 사람들이 시드니를 다녀가기에 시드니에 대해 많이 알게 된 것 같지만 며칠의 방문으로 시드니를 알 수가 있을까? 더군다나 사람 사는 이야기를 얼마나 알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민자의 삶은 한 마디로 말하기는 어렵다. 가끔 한국에서 방문하신 분들이 물어볼 때마다 몇 마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기에 그저 그 분들이 예상하는 답변을 할 때가 많다.

언제부터인지 주일 예배를 드릴 때마다 교인들의 눈을 오래 마주치지 않으려 애를 쓰는 습관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들의 눈을 바라보면 내가 마른 눈으로 버티지 못하고 눈시울이 적셔지고야 마는 것을 모르는 성도들이 오해할까 두렵다. 성도들 중에는 낯선 땅에서의 생활에 잘 적응하며 지내시는 분들도 많다. 생활의 여유도 있고 저렇게 사는 것이 정말 인간답게 사는 것이구나를 보여주시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어떤 이들의 아픔은 너무 크기에 위로의 은사를 받았다고 자부하는 목회자임에도 위로보다는 피하고 싶을 때가 적지 않다.

시드니의 생활, 시드니 동산교회를 중심으로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참으로 많다. 자랑스런 이야기가 너무나 많다.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놀라운 이야기가 너무 많다. 그리고 참으로 많이 아팠다. 내가 아팠고 우리 성도들이 아팠고 지금도 아파하고 있다. 분명 축복의 한가운데 있는 사람들이지만 그 축복 속에는 그만한 산고가 있었다. '사람들이 함께 용기를 얻고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실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가 시드니에 사는 사람들 이야기이다'라고 말하면 좀 지나친 표현일까?
다음 주에는 시드니에서는 유명한 '슬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정말 놀라운 이야기이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