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많은 한국 여성들

아픔 많은 한국 여성들

[ 디아스포라리포트 ] 재일대한기독교회 '동경조후교회'편…<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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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2월 04일(목) 10:09
김병호 / 목사ㆍ일본 선교사

동경 근교의 사이타마현청 소재지 우라와시는 필자의 첫 임지였고, 그만큼 선교의 열정을 불태웠던 곳이었다. 부산국제선교회와 덕천교회의 후원으로 시작된 사역의 중요한 목표는 개척 5년이 지났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해 방치된 전도소의 재건이었다. 1988년 2명의 할머니와 함께 지역 YMCA회관 교실에서 새롭게 시작한 교회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전도소에서 교회로 승격되는 기쁨을 맞이하였다. 교인의 구성은 일본어를 쓰는 동포 2세, 유학생, 일본 남성과 결혼해 일본에 거주하게 된 몇 명의 여성들이었다.

   
▲ 일본에서의 첫 임지였던 우라와교회 교인들과 함께한 사진.
본국의 여행자율화 영향으로 많은 유학생들이 교회를 위해 도움을 주었고, 또한 일본인 남성과 결혼한, 즉 국제결혼을 한 여성들도 교회를 열심히 섬겼다. 그러나 결혼한 후 일본으로 이주한 국제결혼 여성들은 남모를 속사정을 안고 있었다. 유학이나 주재원으로 한국에 가 있던 일본인 남성과 자연스럽게 만나서 결혼하게 된 경우는 소수이고 대부분 국제결혼 브로커에 의해 중매로 맺어져 일본으로 오게 된 것이다. 그 대부분이 혼기를 놓친 일본 노총각과 재혼을 원하는 사람들을 모집해 한국에 관광을 가서 중매를 하고 데려오는 것인데, 요즘 재중동포, 베트남 여인과 한국 농촌 남성과 맺어주는 방법과 같다.

그러나 일본으로 시집오는 한국 여성의 경우는 결혼생활의 파탄, 많은 부채를 안고 있어서 제2의 인생을 일본 남성과 결혼을 통하여 새롭게 출발하려는 이들이 많았다. 상대방 일본 남성과의 나이 차이도 많다. 한인교회를 찾아 한국인 부인을 데리고 오는 사람은 일본인 남편들이다. 자기 부인이 결혼으로 일본에 왔는데, 언어적, 문화적인 어려움으로 적응을 못하고 우울증으로 고생하니까 교회에 데리고 오는 것이다. 또한 본국에서 신앙 생활을 했던 경우에는 일본인 남편을 데리고 교회에 오기도 한다. 필자는 이 때에 일본인을 전도 할 수 있다는 큰 기쁨을 갖고 열심히 그들을 섬겼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 기쁨들은 얼마 가지 않았고 그들은 교회를 떠나고 말았다. 가정불화로, 교회에서 부인들끼리의 사소한 오해, 금전관계 등으로 교회에 발길을 끊었다. 사랑해서 결혼을 해도 어려움이 많은데 다른 목적을 가지고 국제결혼을 했으니 그 가정이 제대로 갈 수가 없는 것이다. 일본어를 못할 때에는 부부싸움이란 것이 없다가도 일본어를 조금씩 하게 되면 부부싸움이 잦아진다. 부부싸움의 원인은 일본 남편이 통장을 맡기지 않는다든지 돈을 안준다든지, 교회에서 다른 젊은 여성들에게 관심이 많다든지, 이유도 다양하다. 어떤 때에는 한밤 중에 전화가 걸려와서 부부싸움 통역을 하러 갔는데 한국 부인이 부엌칼을 들고 너죽고 나죽자는 정도로 싸우고 있었다. 일본인 남편이 겁에 질려 왜그러는지 목사에게 통역을 요청한 것이었다.

본국에서 여러가지 사연으로 인해,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결혼해서 일본까지 왔는데, 마음 먹은대로 안되니까 스트레스가 쌓이고 그것이 폭발해 교인이나 목회자에게 상처와 고통을 주게 되는 것이다. 선교사 초년생이었던 그때에는 그러한 사정을 이해하지 못해 오해를 받기도 하고, 상처도 많이 받았다.

1990년 이후, 일본 농촌에 시집오는 한국 여성들이 점점 늘어났다. 특히 눈이 많이 오는 일본의 동북지방 농촌 지역에는 수많은 한국인 여성들이 살고 있고, 니이가타현, 야마가타현 등지에는 수천명이 흩어져 살고 있다고 한다. 그들을 선교적으로 돌보기 위하여 재일대한기독교회에서는 교회를 설립했지만 어려움이 많다.

한국에서도 농촌생활을 싫어하는 여성들이 일본 농촌이라고 해서 더 나은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다. 현금 융통이 잘 안되는 농촌인지라 본국에 두고 온 자녀 교육비, 혹은 부채라도 갚을려면 일본에서도 또다시 유흥가로 나갈 수밖에 없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근년에는 이런 부인들이 많은 일본 농촌지역 한인교회에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한국에 두고온 자녀가 청년이 되어, 그들의 어머니를 찾아 일본에 오게 된 것이다.

이런 지역에서 많은 문제를 안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을 위해 상담 등 선교적 보살핌을 위한 한국교회의 인적, 재정적 지원이 절실히 요청된다. 이러한 여성들의 건전한 가정생활이 일본인을 전도하는 지름길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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