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파, 헬라파 재일동포

히브리파, 헬라파 재일동포

[ 디아스포라리포트 ] 재일대한기독교회 '동경조후교회'편…<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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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1월 28일(목) 10:43
김 병 호 / 목사ㆍ일본 선교사

광복 후 끊어졌던 한일관계가 1965년 한일협정을 통해 20여년 간의 공백을 깨고 왕래가 자유로워졌고, 공식적으로 유학생, 공관원, 회사 주재원과 재일동포 선교를 위한 선교사들이 일본땅을 밟기 시작했다. 이들을 이른바 '신 1세대(Newcomer)'라 한다. 그러나 본국으로부터 적극적으로 많은 신1세대들이 입국하게 된 것은 88올림픽 이후, 여행자율화가 되고부터다.

   
▲ 세대간의 신앙생활 방식의 차이로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주님 안에서 한 공동체를 이루어 복음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교인들은 주님 안에서 맺어진 가족들과도 같다.
조국의 경제적 성장에 의하여 동경을 비롯한 대도시에는 유학생이 줄을 이었고, 대기업들의 일본 진출로 많은 상사 주재원들이 입국했다. 88올립픽 이후 한국 불고기 식당이 두 배로 늘어났으며, 슈퍼마켓 김치 판매 코너는 물론, 한류열풍으로 한일간의 문화적 교류가 활발해졌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재일동포교회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조국교회의 선교적 열정에 의해 많은 선교사들이 일본에 입국했다. 필자가 일본에 첫 발을 디뎠을 1986년경에 동경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 재일동포교회가 20개 정도 있었는데 지금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적어도 2백여 곳은 될 것이다.

선교사들은 복음 전도율이 낮은 일본인 선교를 한다고 왔지만 현실적으로 일본인을 상대로 전도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언어를 습득하고 일본인들의 문화와 심성을 이해하고, 일본인 선교를 하기에는 우리의 공부가 부족하고 인내심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비록 열정은 있지만, 그것은 마치 군인이 적을 잘 모르고 작전도 없이 용감한 것 하나만 가지고 전쟁에 나가는 것과 같다. 설령 일본인 선교를 시작했다 하더라도 실제 예배에는 우리 동포들 숫자가 많아지는 양상이다.

역사가 오래된 재일동포교회라 할지라도 그 구성원은 매우 다양하다. 그래서 언어도 두 가지를 섞어서 사용한다. 일본에서 태어난 2,3세들은 일본어로 예배드리는 것이 좋고, 신1세대들은 한국어로 예배드리는 것이 좋다. 교인 수가 많고 동시 통역기를 통해 예배를 드리는 교회도 있고, 1부 예배는 일본어로, 2부 예배는 한국어로 드리기도 하며, 하나의 예배에 목사가 두 나라 언어로 설교를 하는 교회도 있다. 필자의 경우에는 일본어 설교를 15분 정도 한 뒤에 이어서 한국어 설교를 20분 정도 하고 있다. 길고 지루할 것 같지만 교인들은 익숙해져서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어떤 교회는 구성원이 모두 일본어만 사용하기 때문에 한국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교회도 있고, 신1세대들만 출석하는 교회에서는 일본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교회도 있다. 아무리 신1세대들이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이 편하다 하더라도 그들의 2세들은 일본어를 사용해야 하는 세대들이기 때문에 언어로 인한 어려움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재일동포교회는 이러한 언어적 차이로 인한 어려움이 있지만 보다 더 큰 어려움은 신앙생활 방식의 차이에 있다. 일본에서 태어난 세대들은 그 신앙생활 방식이 일본 교회를 닮아서 의지적이고 조용한 반면, 신 1세대들은 본국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다가 왔기 때문에 열정적이고 열심이 있고 헌신적이다. 이러한 신1세대들이 늘어나는 교회에서는 2,3세들은 조용히 교회를 떠나서 일본인 교회로 적을 옮기는 경우가 많다. 서로의 다른 점을 이해하고 포용하고 좋은 점들을 살려서 협력하면 좋을 텐데, 신1세대들의 좀 별난(?) 신앙생활 방식이 조용하게 신앙생활 하고 있는 이들을 "신앙이 없다, 은혜를 못 받았다, 성령을 못 받았다"며 밀어 부치는 형국이라 견디지 못하고 떠나는 것이다.

사도행전에 나오는 초대교회에 헬라파 유대인과 히브리파 유대인의 갈등과 같이 재일동포 교회에도 헬라파 재일동포(일본 출생)와 히브리파 재일동포(신1세대)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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