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모순

교육의 모순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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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1월 19일(화) 18:59

아이들을 키우면서 부모들, 특히 엄마들은 자기 아이가 남보다 좀 뒤처지는 것을 보면 힘들어 한다. 자기 아이는 이제 막 일어서려고 하는데 다른 집 아이가 걷고 뛰는 것을 보면 초조해한다. 자기 아이는 아직 글자를 인식도 못하는 것 같은데 다른 집 아이가 책을 읽는 것을 보면 정말 초조해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댁의 아이도 10살쯤 되면 다 뛰고 다 글을 읽게 될 거라고 말해주면 그거야 당연하다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걱정한다. 그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 일시적인 문제에 너무 신경을 쓰는 것이다.

반면에 아이들이 말을 잘 안 듣거나 주변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을 보고 그것을 좀 통제하도록 조언을 하면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잘 몰라서 그런다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부모들은 나중에 자라서 철이 들면 저절로 아이들이 말도 잘 듣고,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할 것처럼 착각을 한다. 아이들의 성품은 저절로 좋게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부모가 자녀들의 성품을 위해서 정말 관심을 가지고 대해야 하고 때로는 적절한 징계를 통해서 성품을 계발해야 한다. 이들은 시간이 지나도 저절로 해결되지 않을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에는 전전긍긍하면서도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 중요한 문제에는 별로 관심을 쓰지 않는 모순을 아기엄마들에게서 종종 본다.

이런 모순은 아이가 자라면서도 조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부모들은 학교 공부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되고 아이들의 성적에 아주 예민해진다. 그러나 부모가 아이들의 공부나 성적에 아무리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해도 실제로 큰 변화를 주지는 못한다. 아이가 공부할 의욕이 생겨야 되는 것이지 부모가 애쓴다고 아이의 공부가 잘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부모들은 부모가 신경을 쓰는 만큼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할 것처럼 무진 애를 쓴다. 그런 사고방식의 결과가 우리의 과열된 사교육 시장으로 나타난다.

그런 반면에 아이들이 커가면서 아이들과 부모의 관계가 소원해지기 쉬운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부모들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부모와의 관계를 힘들어 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정작 부모들은 그 문제를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다. 시간이 가면 저절로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며 혹 문제가 있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모든 인간관계가 다 그렇지만 특히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는 노력하지 않으면 관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청소년 시절에는 부모들이 신경을 써주지 않으면 나중에도 관계가 서먹서먹하게 될 수 있다.

부모들이 아무리 신경을 써도 별 변화를 줄 수 없는 문제에는 과도하게 신경을 쓰는데 정작 신경을 좀 써야할 영역은 그냥 내버려 두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모순의 극단적인 모습이 조기유학이나 기러기 아빠 같은 현상으로 나타난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다면서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나 부부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모험을 감행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녀들의 학업과 성공을 위해서는 그 정도는 희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부모들이 자녀들을 위해서 희생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과거에 우리 부모들은 자녀들을 위해서 자기 삶을 희생하는 미덕을 보여주었다. 그런 미덕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필요하다. 그러나 자녀들의 교육을 위한다면서 자녀들의 성품이나 부모와의 관계를 희생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것은 개인과 가정 나아가서는 사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어리석은 생동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 둘을 혼동하고 있는 것 같다.

시간 관리의 기본이 되는 아주 중요한 원리가 있다. 긴급한 것보다 중요한 것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당장 긴급한 것 때문에 중요한 것을 뒤로 미루는 실수를 하는 경향이 있다. 자녀교육에도 비슷한 실수를 한다. 당장 눈 앞에 놓여 있는 긴급한 것에 신경을 쓰느라 정작 자녀에게 아주 중요한 것에 미쳐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것이다.

오늘 아이들의 교육의 현실을 보면서 해결책은 바로 이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부모가 긴급하다고 느끼는 것을 잠시 내려놓고 아이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다. 

방선기/직장사역연구소 소장ㆍ기윤실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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