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와 교육에 던지는 2가지 질문

학교와 교육에 던지는 2가지 질문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12월 16일(수) 17:04

 
학교는 교육을 하는 곳인가?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질문이지만 대답은 간단하지가 않다. 물론 학교는 교육을 하는 곳이다. 하지만 학교는 교육만 하는 곳은 아니다. 아이들에게 있어서 학교는 밥도 먹고 친구도 사귀고 놀기도 하는 총체적인 삶의 공간이다. 물론 '가르침과 배움'이라는 좁은 의미의 교육이 학교의 본질이라는 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가 없고 우리가 소중하게 지켜야할 가치다. 하지만 인간의 총체성을 생각할 때 '가르침과 배움'이라는 학교의 본질적인 가치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도 아이들에게 질 높은 음식을 먹여야 하고, 가정과 사회에서 일어나는 각종 폭력과 상처로부터 보호해야 하고, 그들의 정서와 심리, 문화에 세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는 '가르침' 못지않게 '돌봄'을 학교의 중요한 사명으로 추가할 필요가 있다. 학교는 성적과 진학이라는 좁은 틀을 벗어나 아이들의 육체적ㆍ정신적ㆍ영적 건강한 삶이라는 틀 가운데서 학교와 교육과정을 재조정해야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인력을 배치해야가야 한다. 그리고 학교의 문을 활짝 열어서 정규 수업을 마친 후에는 방과후학교든 돌봄교실 형태든 가정의 역할을 감당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또 하나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학교가 교육을 하는 곳이지만, 학교가 교육을 독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식의 체계적인 배움과 가르침이 일어나고 이를 위해 국가와 사회가 모든 아이들에 대한 책임있는 투자를 한다는 의미에서 학교 교육은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가정, 교회, 사회의 교육도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사회가 갈수록 모든 교육을 학교에 다 미루고 가정과 교회, 사회의 교육적 기능과 역할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학교가 아이의 육체적ㆍ정신적ㆍ영적 건강을 총체적으로 돌본다 하더라도 가정과 교회와 사회의 교육적 역할을 온전히 대신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가정과 교회, 사회는 학교에 미루거나 혹은 여러 핑계로 교육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물어야 한다.
 
오늘날 학교는 마치 교육이 자신이 독점해야 될 영역인 것처럼 교육의 대표 주자로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하지만 실제로는 지극히 빈약한 모습을 띠고 있고, 반면 가정과 사회 그리고 교회는 자신이 마땅히 해야 할 교육적 책임마저도 학교에 미루고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모른 교육적 무책임과 무력에 빠져있다. 그러므로 학교는 교육뿐 아니라 '돌봄'까지 감당하는 가정과 교회, 사회는 자신에게 주어진 교육을 적극적으로 감당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할 때만 교육이란 이름의 홍수 가운데서 제대로 된 교육의 물을 마시지 못해 기갈한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정 병 오
좋은교사운동본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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