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에 눌려 고통받는 사람들

어둠에 눌려 고통받는 사람들

[ 디아스포라리포트 ] < 2 > 남미의 심장 파라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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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24일(화) 11:45

파라과이 임성익선교사

지구본을 들여다보면 파라과이는 한국과는 정반대에 위치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 땅 속을 곧장 직선으로 뚫고 들어가면 파라과이 근처가 나온다. 그만큼 지리적으로는 한국과는 제일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다.

한국에서 파라과이로 가려면 비행기를 두 번 내지 세 번 갈아타야 한다. 내가 처음 갈 당시에는 '김포-도쿄-L.A-상파울로-아순시온'으로 가는 노선을 이용했는데 비행기 타는 시간과 공항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합쳐서 약 40시간이 걸렸다. 비행기 안에서 먹고 자고를 다섯 번 하고나니 목적지인 아순시온에 도착했다. 처음 가는 여행이라 피곤하기도 했지만 기대반 설렘반으로 그렇게 지루한줄 몰랐다.

파라과이 아순시온 공항에 내리니까 그 때가 4월 23일인데도 더운 기운이 온 몸을 확 감쌌다. "아 여기가 파라과이구나"하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워진다. 공항이 너무 한적해서 그런지 비교적 넓게 느껴졌다. 주변이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고 한국의 시골 어느 이름 모르는 공항에 와 있는 느낌이었다. 공항에는 경비행기가 두 대만 있을 뿐 다른 비행기는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운이 좋으면 다른 비행기 한 대가 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파라과이의 첫 인상은 참으로 자연이 풍요롭고 평온하다는 것이었다.

   
▲ 파라과이에서 볼 수 있는 시장 거리. 우리네 모습과 비슷하다.
파라과이는 강한 아열대성 기후를 갖고 있는데 여름이 6개월 이상 계속되고 걸핏하면 35도를 웃돈다. 그런데 무더운 날씨가 일주일 정도 계속되어 이제는 견디기 힘들다고 생각될 때가 되면 한차례 강한 비바람과 함께 한 나절 또는 하루 종일 비가 쏟아진다. 그때 더위 먹은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그리고 비가 자주 와서 그런지 나무들이 빨리 자라고 큰 나무들이 그늘을 가리운다. 햇볕이 따끔따끔하지만 그늘에 들어가면 더위도 제법 견딜만하다. 그래서 사람이 살만한 곳이 파라과이다.

파라과이는 산과 바다가 없다. 조그만 언덕들과 구릉지대와 강들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그런지 즐길 수 있는 자연이라든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관광 자원이 거의 없다. 그러나 파라과이 사람들은 그런 것에 그렇게 불평하거나 개의치 않는다.

파라과이 어디를 가든지 사람들이 나무 그늘 밑에 둘러 앉아 파라과이 국민음료인 테레레(파라과이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약초 섞은 물, 통속에 마때 등 약초를 넣고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쇠빨때로 수시로 빨아 마신다)를 돌려가며 마시면서 노닥거리는 광경, 조금만 시골에 가면 소때들이 평화스럽게 거리나 푸른 들판을 왕래하는 광경, 조그만 공간만 있어도 배구나 축구를 하는 모습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성격이 다혈질이어서 그런지 모르는 사람이 와도 테레레를 한번 돌려가며 마시면 금방 친구가 되어버린다. 겉으로 볼 때는 낭만의 나라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어느 가정이나 어느 나라에게나 느낄 수 있듯이 한꺼풀 벗기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까 가정이 파괴된채 육신적으로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어둠의 세력에 눌려 헐벗고 신음하고 고통받는 많은 파라과이 백성들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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