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부모님의 이야기

어느 부모님의 이야기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11월 20일(금) 16:23
 
미국에 있는 프린스턴대학에서 종신교수로 이곳 프랑스에서 일하는 분과 자녀교육에 대해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자신이 프린스턴대학에서 교수로 있으니까 자녀들이 갈 학교에 대해서도 은근히 기대를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그것이 자녀들에게 쓸데없는 부담이 되는 것을 인식하고 완전히 마음을 비웠다고 한다. 이런 아버지의 태도에 변화를 느낀 자녀들이 나중에 오히려 공부를 더 열심히 하더라는 것이다. 아버지의 태도도 중요하지만 어머니의 역할이 더 중요한 것 같아서 그의 아내에게도 한번 물어보았다. 그 부인은 아이가 두세 살 때부터 공부를 잘 하게 하려고 무진 애를 썼다고 한다. 책을 읽히고 시를 외우게 하고, 하여튼 아이들을 쉴 틈 없이 볶았다고 한다. 그러니 자녀와의 관계가 안 좋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 자기가 그렇게 자녀의 공부를 위해서 애를 쓰는 것이 다 자녀들의 행복을 위한다고 그러는 것인데 정작 자녀들은 그 과정에서 너무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래서 자녀들의 행복을 위해서 자녀들을 살리려고 다 내려놓았다고 한다. 물론 그렇게 하고나서 정말 불안했단다. 이렇게 내버려 두어도 될까? 그러나 참고 기다리니까 자녀들과의 관계도 조금씩 회복이 되고 아이들도 점차 자기가 공부를 시작하더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들 부부의 교육철학은 공부에 관한 한 아이들에게 맡기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이들이 자녀들의 교육에 무관심하게 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자신이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공부하는 과목이 있으면 그것에 관한 책을 자기도 공부했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말하지 않고 그냥 자기도 공부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의 아버지들이 자녀교육을 아내에게 다 맡겨버리고 돈만 벌면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물론 모든 아버지가 그 분과 같을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자녀들이 공부를 잘하기를 원한다면 아버지의 공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부인의 경우는 자녀들의 공부에 대해서는 손을 뗐지만 자녀들의 교육에 아주 중요한 헌신을 했다. 그 분은 매일 매일의 저녁식사에 엄청난 수고를 들였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저녁식사를 먹고 싶어 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우리를 초대한 저녁식사도 정말 정성이 담긴 식사였는데 보통 때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저녁식사 시간이면 항상 자녀들과 함께 식사하면서 대화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녀들의 상황을 모르는 채 공부만 하도록 한다면 아이가 공부를 잘 할 수 없고 혹 성적이 좋고 명문학교에 가더라도 결코 행복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이들 시험 때면 중국집에서 음식을 시켜먹는다는 우리나라의 가정의 이야기가 대조되었다.
 
이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녀교육에 대한 몇 가지 원리를 정리할 수 있었다.
 
첫째로 자녀를 바로 교육하기 위해서 좋은 학교에 가도록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유야 어쨌든 그런 부담을 가지고 공부하는 것은 자기 공부가 아니라 부모를 위한 공부가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부모들의 체면이 연계된다면 사태는 더 나쁘게 된다.
 
둘째로 자녀를 바로 교육하기 위해서는 공부하도록 압력을 넣기보다는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는 가정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부모들은 텔레비전만 보고, 아버지는 회사에 묶여있고 어머니는 아이들 먹는 것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면서 자녀들이 공부 잘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이야기이다.
 
셋째로 자녀들을 바로 교육하기 위해서는 부모와 자식간의 의사소통이 잘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말 만유인력의 법칙과 같은 기본적인 원리이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대화가 별로 없다면 자녀가 공부를 잘하기도 어렵지만 혹 공부를 잘하고 좋은 학교에 가더라도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말이다.
 
물론 한국의 모든 부모가 다 이들과 같이 될 수는 없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정말 자녀들의 교육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이 분들의 마음자세를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입시 문제나 사교육의 문제를 푸는 열쇠는 이런 확신을 가진 부모들이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방 선 기
직장사역연구소장ㆍ기윤실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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