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이상하고 추상적인 집단

<16>이상하고 추상적인 집단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03월 10일(화) 09:28

박상진/장신대교수ㆍ입사기운동 공동대표

얼마 전에 어느 교회 중고등부 학생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우리 교회 전도사님은 교회학교가 성장하는 것은 원하지만 우리들을 사랑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 학생의 설명은 자신들의 가장 심각한 고민은 학업과 성적 문제인데 교회학교는 그 고민에 대해서 무관심하고 교회학교만 성장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교회학교 전도사님은 학생들이 더 많이 오면 좋아하지만, 정작 그 학생들이 지니고 있는 고민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는 말이다. 그 학생은 "주일 아침만 되면 이상한 추상적인 집단 속에 들어가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면서 오늘날 교회학교가 얼마나 학생들의 고민과 괴리되어 있는지를 드러내 보였다.

지난 해 10월에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가 수도권 지역 교회학교 학생 1천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교회학교 학생들의 72%가 가장 심각한 고민으로 학업과 성적, 진로 문제를 꼽았다. 교회를 나오지만 그들의 마음속에는 입시와 학업에 대한 고민이 떠나지 않고 있고, 그것으로 인해 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교회학교가 자신들의 이러한 고민에 대해 거의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그러기 때문에 자신과는 관계없는 '이상한 추상적인 집단'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괴리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사실 교회학교의 목적은 '교회학교의 성장'만이 아니다. 교회학교 학생들의 삶의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그들의 고민에 대해 기독교적인 응답을 해야 한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왜 대학에 가야 하는지, 그들이 배우는 지식이 하나님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가르쳐 주어야 한다. 오늘날 교회와 학교의 분리현상은 심각하다. 아이들과 부모들의 관심은 학업과 성적에 몰입되어 있고, 교회는 이것과 분리되어 있는 협의의 '신앙교육'에 치중하고 있다. 이 두 가지가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연결되어 있음을 선포해야 한다.

주님은 사마리아 수가성 여인을 만났을 때, "물을 좀 달라" 말씀하시며 물 길으러 우물가에 온 그 여인의 관심에 응답하셨다. 그리고 더 나아가 "가서 네 남편을 불러오라" 말씀하시며 그 여인의 가장 심각한 고민에 응답하기 시작하셨다. 그리고 마침내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수의 복음을 전해 주셨다.

오늘날 교회학교는 학생들의 진정한 고민인 학업과 성적, 진로 문제에 응답하여야 한다. 복음은 이들의 고민과 분리된 것이 아니라 유일한 고민의 해결책이다. 진정한 기독교교육은 교회학교 학생들의 고민에 응답하면서 그 중심을 복음으로 치유하는 것이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