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대안학교를 꿈꾸는 교회들에게

<12>대안학교를 꿈꾸는 교회들에게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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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2월 04일(수) 17:03

정병오 / 좋은교사운동 대표


'정해진 교과 지식에 대한 단순 반복 학습과 이에 대한 5지선다형 문제풀이 평가에 의한 한 줄 세우기 교육.'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그 엄청난 경쟁 교육의 본질을 요약한 말이다. 당연히 이러한 교육의 가장 큰 희생자는 단순 반복 학습을 힘들어하는 창의적인 아이들, 암기 위주의 지식 학습에 대한 재능이 많지 않고 다른 재능을 가진 아이들, 공부를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늦게 이루어지는 아이들이다. 이들도 분명히 하나님이 주신 많은 은사를 가진 아이들이지만 우리 입시 교육체제 하에서는 단지 '공부 못 하는 아이'로 낙인 찍혀 버려서 학교 교육의 주변부로 맴돌고 열등감 속에서 생활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런 아이들을 위해서는 공교육 외에 별도의 대안학교가 필요하다. 암기 위주의 문제 풀이 교육이 아닌 자율과 창의성을 길러주는 교육, 지식을 학습하는 것이 아닌 만들고 의사소통하고 감성을 사용하는 등 다른 부분에 대한 은사를 발굴하여 길러주는 교육,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가 늦은 아이들에 대해 충분히 기다려주고 다양한 방식으로 동기부여를 해 주는 별도의 학교, 별도의 교육체계가 요청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의 대안학교는 현재 우리 사회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교육이고, 진정한 의미의 '대안' 학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지난 10여 년 동안 우리 사회의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안학교 운동들을 보면 이러한 우리 사회의 교육의 빈 곳을 채우는 진정한 의미의 '대안' 학교는 그렇게 많지 않고, 오히려 일반 공교육보다 더 노골적으로 입시와 경쟁, 출세를 지향하는 학교들이 대안학교라는 이름으로 많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이니, '기독교적 인재'니 하는 이름으로 일종의 귀족 학교나 영어 몰입 교육, 미국 대학 진학을 위한 교육을 함으로 인해 우리 교육의 모순을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더 심화시키는 학교도 많이 생기고 있다. 이런 현상은 기독교계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며, 오히려 교회에서 세우는 대안학교들이 이런 흐름을 더 선도하고 있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교회가 기독교적 가치관에 근거한 학교를 세워 교회의 자녀들을 가르치는 것은 분명히 의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교회는 세상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하고, 세상의 가치관을 거스르며, 세상의 잘못된 구조를 고치고 치유하는 방향으로 학교를 세우는 일을 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기독교 대안 학교를 설립할 꿈을 가지고 있는 교회라면 현재 공교육 체계 내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공부가 아닌 숨겨진 다른 은사를 발휘할 기회를 갖지 못한 학생을 대상으로 그들의 은사를 발굴해주고, 충분히 기다려주고,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학교를 세우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한국 교육사에 있어서 의미있는 학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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