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교회 이끌 젊은 지도자 양성 시급"

"미래 교회 이끌 젊은 지도자 양성 시급"

[ 디아스포라리포트 ] 스웨덴 임마누엘교회'편…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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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1월 06일(화) 18:38
   
▲ 지난 해 열린 여름성경학교에 참석한 아이들과 함께한 필자.

 
한국에 선교하기 위해 온 스미스(Smith) 목사가 송구 영신 예배를 인도하며 다음과 같이 설교를 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이 밤이 지나면 이 년이 가고 새 년이 옵니다. 오는 년을 맞이함에 있어 새 년과 함께 보낼 몸과 마음의 준비들이 필요하듯, 간 년을 과감하게 정리하여 새 마음을 가질 마음가짐도 중요합니다. 지난 년을 돌이켜 보면 여러 가지 꿈과 기대에 미친 년도 있고 어떤 년은 실망스럽고 어떤 년은 참 재미있었습니다. 새 년은 어떤 년일까 하는 호기심과 기대도 있겠지요.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이년 저년 할 것 없이 모두 하나님께서 주신 년이란 것입니다. 그럼 여러분! 어떤 년을 맞아도 잘 살아야 합니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한참 동안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이런 일들이 바로 나의 목회현장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민 1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눌 때 자식들인 이민 2세들로 인하여 웃는 일이 종종 있다. 우리 교인의 딸이 영국으로 여행을 가서 부모님께 엽서를 보냈다고 한다. 서양 사람들은 여행을 가면 보통 그 곳의 엽서를 사서 가족이나 친구에게 안부를 묻곤 한다. 이민 2세인 그 아이도 부모님께 안부 엽서를 보냈는데(한글로 썼다고 한다) 끝 인사가 영어인 'your daughter'를 생각해서인지 '너의 딸 00가'라고 적었다고 해서 그 엽서를 보며 한바탕 웃은 적이 있다.
 
이민 1세대와 2세대 사이에는 갭(gap)이 있다. 2세의 경우 얼굴 생김새는 한국인이지만 스웨덴에서 태어나 스웨덴인으로 살고 있기 때문에 생각하는 것 즉, 사고방식에서 차이가 난다. 1.5세대(a half-and-half generation)인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몇 살 때부터 스웨덴에 거주하게 되었느냐에 따라 많은 차이를 드러낸다. 그 핵심 요소중의 하나가 언어의 사용과 언어의 영향력이다.
 
2세의 경우 스웨덴어가 그들의 모국어가 되어 있고, 한국어와 한국문화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이해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부모 자식지간임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나누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는다. 쉬운 예로 나이가 든 부모가 자식에게 "뼈가 쑤시고 아프다"고 하면 그 말을 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마치 어른들이 뜨거운 국을 먹으면서 '아, 시원하다'고 말할 때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런 차이는 1세와 2세가 함께 하는 교회 중심의 신앙생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이민 1세의 경우 그들은 어떤 이유로 조국을 떠났던 조국을 떠난 자라고 하는 나그네로서의 영성을 지님과 동시에 스웨덴 사회에서 주변인(marginal person)으로 사는 반면 자식세대는 스웨덴에서 태어났다는 태생적 영성을 지님과 동시에 스웨덴 사회에 대한 주인 의식을 갖고 있다.
 
특별히 1세는 고난과 나그네의 삶을 통하여 신앙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신앙의 열정이 살아 있지만, 2세는 고난의 경험이 없고, 스웨덴 사회에서 스웨덴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고 1세와 2세가 신앙경험을 함께 나누는 것이 쉽지 않다. 단순히 세대간의 차이라고만 생각하고 지나가기에는 너무나 중요한 문제이다. 왜냐하면 얼마 있지 않아 2세가 교회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할 때가 오기 때문이다.
 
사실 스웨덴의 이민교회는 교인수에 있어 증가세이기 보다는 감소세로 나아갈 가능성이 많다. 이민 1세들은 고령화의 단계로 접어 들었고, 스웨덴은 한국인의 이민이 활성화된 나라가 아니다. 스웨덴은 인도주의 차원에서 망명자나 난민에 대해서는 열린 사회이지만 이민에 대해서는 다르다. 극소수의 투자 이민의 경우를 제외하면 한국인의 스웨덴 이민은 거의 없고 그것은 곧 교민의 감소를 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래의 한인을 위한 사역을 2세들이 감당할 수 있을지, 아니 그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니고 한국어로 예배하는 것이 가능하냐라는 문제를 안고 교회는 향후 15년 아니 그 후의 모습을 그리며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임마누엘교회 자체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1편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임마누엘 교회는 다문화의 신앙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교회이기 때문에 언어의 경계를 넘어 한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인의 입장에서 재고해야 하는 것은 한인사역이 점점 정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넓은 의미에서 하나님의 교회이지만 민족적 측면에서 한인교회가 지속적으로 한인사회의 영적 보금자리가 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한인의 사역이 2세의 시대에는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한인 디아스포라를 위한 사역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교회를 이끌어 갈 젊은 지도자를 발굴하고 또 양성하는 일이다. 어느 때보다 미래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기도가 뒷받침 되어야 함을 절실히 느낀다.

조 충 일
스웨덴 임마누엘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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