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대학이 쥔 열쇠

(6) 대학이 쥔 열쇠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8년 12월 10일(수) 13:59

우리 나라 아이들은 공부를 많이 한다. 2004년 OECD 조사에 의하면 15세 학생들의 주당 공부 시간(학교 내 공부와 학교 밖 공부 포함)은 평균 50시간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1등인 것은 물론이고 주당 28시간 공부하는 스웨덴이나 노르웨이의 2배에 가깝다.

하루 8시간 주당 40시간 노동량을 제한하고 있는 현 노동법에서 볼 때 우리 아이들은 엄청난 학습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많은 공부를 하더라도 각각의 공부가 의미가 있다면 괜찮다. 그런데 문제는 학교와 학원의 공부 둘 다 명문대 입학을 위한 한 줄 서기 경쟁에서 좀 더 앞서기 위한 문제풀이 중심의 반복 암기 학습이라는 데 있다. 즉, 좀더 깊은 창의력과 지적 호기심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실수하지 않기 위한 반복을 하고, 그래서 시험을 잘 보는 것 외에 인생이나 학문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공부를 하는, 엄청난 투입에 비해 교육적 효과가 낮은 고비용 저효율의 교육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공부를 많이 하는 게 좋은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렇지 않다. 대한민국의 모든 아이들을 무의미한 반복 암기 학습에만 모든 시간을 투자하게 함으로 인해 잃어버리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반복 암기만 해서는 안 되고 책도 많이 읽고 생각도 하고 토론도 하면서 생각을 키워가야 한다. 과학 원리를 따라 만들고 실험도 많이 해야 한다. 운동도 하고 음악도 듣고 그림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여행도 하고 봉사도 하고 견문도 넓혀야 한다. 꿈 같은 이야기가 아니고 일본을 제외한 선진국들이 다 하고 있는 일상이고 상식이다. 이제 우리도 경제적 발전에 맞는 교육의 변신을 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선진국이 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고 풍요로운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초ㆍ중ㆍ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을 줄이고 쉽게 만들어야 하고 절대 평가를 해서 일정한 교육과정의 수준을 달성하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대학은 이 기본적인 절대평가의 학력에  도달한 학생에 대해서는 그 외 리더십과 동아리 활동, 봉사활동, 특기, 소질, 삶에 대한 계획 등을 판단해서 필요한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우리 아이들이 단순 암기 학습에만 매달리지 않고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따른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좀 더 균형잡힌 삶을 가꾸어갈 수 있다.

이러한 교육의 변화의 핵심적인 키는 대학, 그것도 소위 말하는 명문대학들이 쥐고 있다. 이들이 어떻게 해서라도 암기 위주 객관화된 성적의 상위 순위 학생만을 독점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이 땅 아이들의 삶과 전체 교육과 사회의 미래를 염려해 주기만 한다면 우리 교육은 많이 달라질 수 있고, 아이들은 좀 더 의미있는 공부와 자신의 소질에 맞는 미래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정 병 오
좋은교사운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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