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배제'에서 '발굴'로

<3> '배제'에서 '발굴'로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8년 11월 12일(수) 13:50

지금 부모 세대들도 입시 전쟁 속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그 당시 사람들은 자신들이 부모 세대가 될 즈음이면 경제가 발전하기 때문에 자녀들에게는 서구 선진국과 같은 교육을 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 분명히 그 시절 꿈꾸던 경제적 풍요는 이룩했지만 입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아이들은 더 극심한 교육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오히려 이전보다 경제적 부가 축적되었기 때문에 아이들은 더 많은 사교육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아무도 다음 세대가 되면 입시고통이 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의 입시고통의 문제가 단지 경제적인 발전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교육과 입시, 나아가 인간관에 대한 오랜 정신적 전통에서 나온 것임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유교문화권에서는 교육을 '선발과 배제'의 기제로 보았다. 즉 교육이란 학생들에게 정해진 교육과정을 제공한 후 그 결과를 평가하여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여 더 나은 혜택을 주고, 그 결과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에게는 혜택에서 '배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교육을 선발과 배제의 기제로 사용하려다 보니 누구도 그 기준에 대해 불평할 수 없을 정도로 공정해야 하고, 이를 위해 만든 것이 객관화된  점수로 한 줄 세우기가 가능한 시험 선발 방식이다. 이러한 시험 방식은 다시 학교 교육의 내용을 그 시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바꾸어 버렸고, 사교육의 증가와 끝없는 입시경쟁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기독교 전통에 있는 서구의 교육은 '발견과 발굴'을 교육의 본질로 보고 있다. 즉 교육이란 개별 학생들이 주어진 교육과정을 수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소질과 적성, 특기를 잘 관찰하여 격려 혹은 보충해 주고 그 과정을 면밀하게 기록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리고 대학이나 사회는 그 학생에 대한 교사의 상세한 기록과 결과물에 근거해서 자신의 대학이나 전공 사회에 맞는 학생을 '발견'하고 '발굴'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당연히 우리와 같은 사교육 문제나 무한 입시 경쟁이 없다. 아이들도 충분히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면서 행복하게 공부하고 자기에게 맞는 대학과 전공을 찾아간다. 우리와 같은 온 국민이 교육으로 인해 고통당하는 일은 없다.

그러므로 한국 교회는 기독교가 갖고 있는 이 '발견과 발굴'의 교육관을 교회와 기독인 가정에서 먼저 체득하고 실천하며, 이를 사회 제도로 발전시켜 '선발과 배제'의 현 교육 체제를 바꾸어 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정 병 오
좋은교사운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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