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 리포트] 오사카교회 편 1

[디아스포라 리포트] 오사카교회 편 1

[ 디아스포라리포트 ] 선배들의 곧은 발자국을 따라

한국기독공보 webmaster@kidokongbo.com
2008년 10월 01일(수) 00:00

   
 
지난 봄에 열린 총회 파송 일본선교사대회에 참석한 선교사와 선교사 가족들이 나가사키순교자기념탑 앞에서 재일동포 디아스포라의 1백년을 되돌아보고 있다.
 
정 연 원
재일대한기독교회 총회장ㆍ오사카교회 목사

고국 교회로부터 연락이 왔다. 몸담고 있던 교단의 기관지인 기독공보사에서 원고청탁을 받고 몇차례를 사양했다. 지금의 형편에 차분히 앉아 글을 쓸 수 없다는 것을 자신이 알기 때문이다.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해외 동포교회가 어디 일본뿐인가! 글 부탁할 수있는 사람이 어디 나뿐이 아닐터인데 말이다. 냉정히 내치지 않고 정중히 요청해 주시며 안내를 해주신 기독공보에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재일동포 선교 1백주년을 맞이하는 이때에 일본 교회와 일본 선교를 알릴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수락하게 된 것이다. 글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해외이민 목회 연수만 자랑하니 강산이 두 번하고도 반이 지났으니 세월의 흐름 만 실감하게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이 흘러간 시간, 선배님들이 남겨 주신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것과 동역자들이 고난 가운데 함께 해 온 것과 앞으로 해야 할 과제를 나누는 것이라 생각한다. 재일동포들이 왜 이 땅에 살게 되었는지, 일본에 있는 한인교회는 어떤 교회인지 알려드릴 책임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첫 번째의 글을 쓴다.

우리 민족에게는 가깝고도 멀기만 한 나라 일본, 친한 것 같은데 미운 나라 일본, 살고 있지만 살고 싶지 않은 나라, 용서해야 하는 줄 알지만 용서하기 힘든 나라 일본!

조선왕조 말기 세계 정세의 변화와 함께 우리 민족은 일본(日本)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된다. 1905년 한일보호조약을 체결할 당시 일본에 살고 있던 우리 조선인(朝鮮人)은 3백3명이었고, 조선에 살고 있던 일본인(日本人)은 4만2천4백60명이 있었다. 국운이 기울어져 가는 시대에 서양문물을 배워 조국을 바로 세우려는 학구열에 불타던 젊은이들이 동경으로 모여왔다. 때를 맞추어 평양에서 정익노장로와 김정식 동경조선YMCA 총무가 동경으로 부임을 하면서 10여 명 유학생들과 교회를 시작하게 된 것이 1908년이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는 제93회 대한예수교장로회 정기총회에 참석을 위해 제주에 와 있다. 재일대한기독교회 총회장의 자격으로 선교협력교단을 방문하여 인사를 하기 위해서다. 1908년 평양신학교 졸업생 7명 가운데 이기풍목사를 안수하고 제주도 선교사로 보낸지 1백년을 맞이하는 의미 있는 해이기도 하다. 본교단인 통합과 합동,기장과 합신측 총회가 동시에 제주도 전역에서 개최되고 있다. 이기풍선교사 파송 1백년을 맞이하면서 연합예배를 드리게 된다.

한국교회의 그리 길지 않은 개신교 역사 속에 1908년은 이런 의미가 있는 해인 것이다. 다음 해인 1909년 10월 조선예수교장로회는 평양신학교 1회 졸업생 한석진목사를 일본 동경으로 선교사로 보냈다. 동경에 도착한 한석진목사는 조만식선생을 영수로, 백남훈선생을 집사로 임명하고 교회를 조직하게 되었고, 당시 유학생들은 1919년 삼일독립운동의 시발점이 된 2ㆍ8독립선언을, 적국의 수도인 동경의 한복판에서 '조선독립만세'를 외친 것이다.

조만식장로는 1913년 명치학원대학 법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꿈꾸었으나 실현하지 못하고 평양으로 가서 오산학교의 교사로 재직한 우리 민족 역사에 길이 남을 독립운동가요, 교육가이며 조국을 사랑한 인물이다. 또한 백남훈선생은 1917년 와세다 대학을 졸업하고 동경조선YMCA 총무로 일하다가 본국으로 귀국하여 진주, 부산, 서울 등지에서 교육가로, 정치가로 활동을 한 인물이다. 동경 유학생 시절 동경교회 설립과 재일대한기독교회의 기초석을 놓은 분들이다.

이렇게 시작된 재일대한기독교회가 금년으로 선교 1백주년을 맞는다. 귀한 선배들을 생각하며 엄숙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으로 맞이하는 1백주년의 기념식은 산모의 역할을 했고, 길러 준 모국교회와 이 기쁨을 함께 나누기를 소원하는 바이다. 한편 민족, 국적, 직장 차별을 극복하고 일본 땅에 살아야 할 재일동포들에게 복음의 기쁨과 희망을 전해주기 위해 주님의 지체로 세움을 받은 재일대한기독교회를 위해 모국 교회들의 깊은 관심과 기도를 부탁하는 바이다.

금년 봄, 총회 파송 일본선교사대회를 개최하면서 이종성박사(장로회신학대학 명예학장), 서정운박사(장로회신학대학교 명예총장)를 강사로 모시고 일본에서 선교 사역을 하고 있는 본교단 선교사들과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였었다.

이종성박사는 해방 후 재일대한기독교회에서 안수를 받은 첫 번째 목사이기도 하다. 강연에서 이 박사는 "일본에서의 삶을 돌아보면서 재일대한기독교회가 일본 땅에 존재하는 것은 재일동포의 고난의 역사와 하나님의 사람들의 복음의 증인인 것을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