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션이상무! ]
이성호 목사
2024년 08월 28일(수)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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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바싹 자른 근육질의 해병 형제가 있다. 겉보기와는 다르게 수줍음이 많은 청년이다. 휴가 외에 교회를 빠지는 일이 없었고, 자연스레 친밀한 교제를 이어갔다. 이 형제는 경찰행정학 전공을 하다가 휴학하고 해병대에 온 경우였는데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어느 날 필자에게 그 고민을 털어놓았고 성심껏 답변을 해줬다. 같은 공무원이면 경찰보다는 소방관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조언까지 덧붙였다. 경찰은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많은데, 그 사람과 상황에 따른 빠른 판단과 대응이 중요하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경험한 이 형제의 강점은 영민함이 아닌 우직함이라 판단했기에 솔직하게 의견을 전달했다. 현재 이 형제는 전역 후 소방 공무원 준비를 착실하게 하고 있다.
작은 키에 똑똑한 눈빛의 수병 형제가 있다. 토익(TOEIC)이 만점에 가까웠고, 직별에서 주어진 임무는 실수 없이 해냈다. 아버지는 고위 공무원, 어머니는 심리상담사인 집안에서 외아들로 태어나 아낌없이 지원을 받으며 자랐다. 남부러운 것 없어 보이는 이 형제에게도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것은 인간관계의 문제였다. 조금이라도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납득되지 않는 일을 경험할 때 과도하게 표현을 하는 것이었다. 쉽게 짜증을 냈고, 분을 이기지 못해 눈물을 흘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 형제에게 성경공부를 제안했고 여덟 번을 걸쳐 말씀 속에 있는 진리와 이 형제가 만날 수 있도록 애를 썼다. 그리고 필자는 군 안에 있는 전문상담관에게 심리상담을 받아보라고 제안했다. 병리적인 문제는 없었지만 이 형제의 경우 전문적인 심리 지원이 병행될 때 정신적·영적 회복이 빠를 것으로 판단되어 그렇게 권유했다. 그 형제는 이를 받아들였고 10회기 동안 심리상담을 받았다. 덕분에 정서적 문제가 완화되었고 무사하게 전역한 뒤 필자를 찾아와 감사함을 표현했다.
용모에 흐트러짐이 없는 해군 대위 형제가 있다.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맡겨진 임무를 훌륭하게 해내어 위아래로 인정받고 있던 장교였다. 당시 배를 타고 있었는데 그 배의 함정이 열심 있는 집사였다. 이 형제가 예전에 교회를 다녔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집사님은 같이 군인교회를 가자고 권유했다. 매 주일 이 형제는 주일예배에 참석했다. 궁금한 것이 많아 담임목사였던 필자에게 성경과 기독교교리에 대해 종종 묻곤 했다. 어느 날 단둘이 차를 나누는데 이런 이야기를 꺼냈다. 본인의 아버지가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집사였는데 암에 걸렸다고 했다. 매일 교회를 가서 기도를 했지만, 그 형제가 중학생 때 하늘나라로 떠나게 된 것이다. 이에 상처를 받고 교회를 다니지 않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교회에 나오게 되었는데, 다른 부대를 가더라도 교회에 계속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간이 한참 흘러 필자에게 카톡으로 청첩장과 함께 감사 인사를 전해왔다. "그간 저는 은혜를 많이 받아 대전에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고, 거기서 소중한 인연을 만나 결혼하게 되어 소식 전해드립니다." 뛸 듯이 기쁜 소식이었다.
장병들의 진로, 성격, 신앙 등과 관련해 군종목사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열악한 환경이기에, 갈급한 상황이기에 누군가의 때에 맞는 역할은 참으로 소중하다. 갈수록 청년들이 신앙과 멀어지는 이때 주님께서 군종목사, 군선교사 그리고 군인교회를 섬기는 모든 분을 통해 청년 선교의 문을 활짝 열어주시길 기도한다.
이성호 목사 / 해군평택교회·해군 2함대 군종실장
작은 키에 똑똑한 눈빛의 수병 형제가 있다. 토익(TOEIC)이 만점에 가까웠고, 직별에서 주어진 임무는 실수 없이 해냈다. 아버지는 고위 공무원, 어머니는 심리상담사인 집안에서 외아들로 태어나 아낌없이 지원을 받으며 자랐다. 남부러운 것 없어 보이는 이 형제에게도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것은 인간관계의 문제였다. 조금이라도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납득되지 않는 일을 경험할 때 과도하게 표현을 하는 것이었다. 쉽게 짜증을 냈고, 분을 이기지 못해 눈물을 흘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 형제에게 성경공부를 제안했고 여덟 번을 걸쳐 말씀 속에 있는 진리와 이 형제가 만날 수 있도록 애를 썼다. 그리고 필자는 군 안에 있는 전문상담관에게 심리상담을 받아보라고 제안했다. 병리적인 문제는 없었지만 이 형제의 경우 전문적인 심리 지원이 병행될 때 정신적·영적 회복이 빠를 것으로 판단되어 그렇게 권유했다. 그 형제는 이를 받아들였고 10회기 동안 심리상담을 받았다. 덕분에 정서적 문제가 완화되었고 무사하게 전역한 뒤 필자를 찾아와 감사함을 표현했다.
용모에 흐트러짐이 없는 해군 대위 형제가 있다.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맡겨진 임무를 훌륭하게 해내어 위아래로 인정받고 있던 장교였다. 당시 배를 타고 있었는데 그 배의 함정이 열심 있는 집사였다. 이 형제가 예전에 교회를 다녔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집사님은 같이 군인교회를 가자고 권유했다. 매 주일 이 형제는 주일예배에 참석했다. 궁금한 것이 많아 담임목사였던 필자에게 성경과 기독교교리에 대해 종종 묻곤 했다. 어느 날 단둘이 차를 나누는데 이런 이야기를 꺼냈다. 본인의 아버지가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집사였는데 암에 걸렸다고 했다. 매일 교회를 가서 기도를 했지만, 그 형제가 중학생 때 하늘나라로 떠나게 된 것이다. 이에 상처를 받고 교회를 다니지 않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교회에 나오게 되었는데, 다른 부대를 가더라도 교회에 계속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간이 한참 흘러 필자에게 카톡으로 청첩장과 함께 감사 인사를 전해왔다. "그간 저는 은혜를 많이 받아 대전에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고, 거기서 소중한 인연을 만나 결혼하게 되어 소식 전해드립니다." 뛸 듯이 기쁜 소식이었다.
장병들의 진로, 성격, 신앙 등과 관련해 군종목사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열악한 환경이기에, 갈급한 상황이기에 누군가의 때에 맞는 역할은 참으로 소중하다. 갈수록 청년들이 신앙과 멀어지는 이때 주님께서 군종목사, 군선교사 그리고 군인교회를 섬기는 모든 분을 통해 청년 선교의 문을 활짝 열어주시길 기도한다.
이성호 목사 / 해군평택교회·해군 2함대 군종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