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할 것인가? 이용당할 것인가?

이용할 것인가? 이용당할 것인가?

[ 논설위원칼럼 ]

조수진 교수
2024년 08월 19일(월) 09:17
미디어 환경이 변하면서 뉴스를 접하는 경로는 다양해지고 정보는 넘쳐나고 있다. 2023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표한 'OTT플랫폼별 이용행태 비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 세대의 90% 이상이 유튜브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중장년층의 이용률이 높다. 50대가 95.4%, 60대가 99.3%, 70대 이상은 100%의 이용률을 보였다.

중년층 이상의 유튜브 과몰입과 알고리즘에 의한 편향은 우리 사회 양극화 현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선행된 정보가 후행 정보를 차단해, 즉 먼저 얻은 정보를 과신하다 보니 그와 상반되는 나중에 접한 정보들이 받아들여지기 힘든 앵커 효과(앵커링 이펙트, Anchoring Effect)가 나타난다. 우리의 뇌는 게으르다. 이미 받아들인 정보와 이념, 가치관에 따라 관성적으로 움직인다. 내 생각과 다르다면 그 주장이 꽤 근거가 있고 진지하다고 해도 애써 무시한다. 허위 정보, 가짜뉴스는 이렇게 우리의 확증 편향과 게으름을 자양분으로 삼아 번지고 커진다. 더구나 일부 사람들은 사회 속에서 목적을 갖고 정보를 과장하고 조작한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때로는 어떤 뉴스를 가리기 위해 집단적으로 가짜뉴스, 가짜 댓글을 게시하는 데 참여하기도 한다.

기독교계에서 나타나는 현상도 별반 다르지 않다. 늘'뻔한' 프레임으로 공격해 흠집을 내고 공격한다.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사실이 아닌 근거 없는 이야기를 '특종', '충격 고발' 등의 자극적 제목을 붙여 마구 던진다. 일단 던져 놓으면 구독 시청한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자극적 단어와 갈라치기, 몰아붙이기 등 부정적 프레임이 남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이 커뮤니케이션 이론 중 점화이론(프라이밍 씨어리, Priming Theory)현상이다(정치인들이 선거철에 네거티브 전략을 많이 사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윤실이 주최한 가짜뉴스 세미나에서는 기독교인들이 교제 수단으로 많이 활용하는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허위 정보가 빠르게 확산하여 가짜뉴스의 온상이 되고 있으며, 신앙적 명분, 기도 제목으로 포장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혼란이 지적되었다. 이 때문에 기독교 차원에서도 중장년층 이상을 위한 정교한 디지털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

조스 알라가랜(Jose R. Q. Alagaran)은 미디어리터러시의 3가지 모델을 소개한다. 정보를 확인해 접근하고 분별하는 능력,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소비하는 능력, 그리고 창의적 콘텐츠를 제작하고 사용하는 결정권 역량이다. 디지털미디어 시대 리터러시는 정보를 분석하고 비판하는 것을 넘어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능동적 수용이 요구된다. 신앙의 울림을 담은 올바르고 합리적인 콘텐츠들이 주류를 이뤄야지 부정적 콘텐츠나 가짜뉴스에 끌려가며 뒤늦은 대응만 해서는 디지털 시대에 적응할 수 없다. 이런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의 시작은 자기 자신과 자신의 미디어 행위에 대한 성찰이다. 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노년층을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매뉴얼'에서는 정보를 공유하기 전 해당 정보를 체크하고 정보의 사회적 의미를 생각하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제안한다. 소니아 리빙스턴(Sonia Livingstone)은 미디어 리터러시 목적을 '단순한 미디어 콘텐츠의 소비자에서 시민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있다'고 주장한다. 학자마다 강조점은 다르지만 미디어리터러시의 궁극적 지향점은 민주사회 시민성 함양이다. 교회는 민주사회 시민 육성과 함께 성도들이 영적 분별력 있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가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 교회는 디지털 시대에 복음과 신앙고백에 기초한 진실된 콘텐츠를 만들고 확산하는 증인공동체의 역할도 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조수진 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양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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