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현장에서 코칭의 유용성

선교 현장에서 코칭의 유용성

[ 똑똑!목회코칭이렇게 ]

박중호 목사
2024년 08월 14일(수) 17:34
남태평양 어느 섬나라에 코칭세미나를 하러 갔다가 선교사 한 분을 만나게 되었다. 아름다운 바닷가 언덕에 350여 명의 현지인 학교를 운영하는 교장 선생님이셨다. 젊고 유능하다는 첫인상을 지닌 분이었지만, 과중한 사역으로 건강이 악화되어 '황달'까지 와서 몹시 힘들어하는 상태였다. 포항의 H 대학 선교팀이 다녀갔다가 기념으로 건축해 주었다는 강당에서 열린 학교 채플에서 설교하고 하룻밤 묵으면서 C 선교사님을 코칭하게 되었다.

코치는 질문하는 사람이다. "선교사님, 이런 상태로 6개월이 지나가면 어떻게 되실 것 같으신가요?"라고 물었더니, 본인 건강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계셨다. "쓰러지겠죠" 라고 하셨다. 두 번째 질문을 드렸다. "만약 선교사님께서 모든 사역을 내려놓고 6개월간 안식을 취한다면, 이 학교는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C 선교사님이 긴 침묵 끝에 말씀하셨다. "아무 변화도 일어날 것 같지 않습니다. 이미 현지인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스태프들이 자신의 역할과 책임 (R&R : Role and Responsibility)을 잘 감당하고 계시니까요. 그런데 코치 목사님 그러면 저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라고 역으로 질문해 왔다.

필자의 마지막 3번째 질문. "위임해도 될 것을 혼자서 하고 계시는 일들은 없을까요?" 그 질문을 받은 선교사님은 말없이 A4 용지에 자신의 업무와 위임할 대상을 찾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무려 14가지의 업무를 위임하고, 마지막 '선교 후원교회 관리' 업무만 본인이 하는 것으로 정리하고, 실행해보기로 약속을 했다. 그리고 1년 뒤 뉴질랜드 세미나를 갔다가 들은 소식은 선교사님은 건강이 회복되었고, 호주교회 초청으로 사모님과 함께 9개월간의 안식년을 떠났다는 것이었다. 건강한 얼굴로 '크리스천 라이프'지 표지모델로 나온 부부를 보았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6일간 천지를 창조하시고, 제7일에 안식하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또 출애굽기에는 모세의 사역이 과중하여 하루 종일 백성을 재판하고 피곤해할 때 이드로가 코칭을 했던 사실이 있다. 그가 모세에게 코칭 했던 '위임의 법칙'을 과연 우리는 잘 활용하고 있는 것일까?

구글의 전 CEO 에릭 슈미트 회장은 '빌 캠벨, 실리콘밸리의 위대한 코치'에서 "우리가 문제에 매몰되어 헤어나오지 못할 때 코치는 의식의 확대를 통해서 대안(옵션)을 선택하고 실행하는 능력을 키워주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는 문제를 객관화할 필요가 있다. 선교 현장에서 코칭을 활용하면, 선교팀이 직면하는 독특하고 다양한 도전들을 효과적으로 극복하도록 도울 수 있다. 선교 활동은 종종 복잡한 문화적, 언어적, 그리고 환경적 장벽을 포함하므로, 코칭은 이러한 환경에서 선교사들이 자신의 목표를 명확히 하고, 자원을 최적화하여 사역의 전반적인 효과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선교 현장에서 코칭의 유용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적응력과 유연성의 향상이다. 새로운 문화와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선교사들에게 큰 도전이 될 수 있다. 코칭은 이러한 적응 과정을 돕고, 변화하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코칭을 통해 선교사들은 문화적 감수성을 개발하고,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법을 배울 수 있다. 특히 코칭의 강점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 그리고 중립적인 언어로 상대방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도록 훈련하는 것이다. 둘째, 코칭은 정확한 장단기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도록 실행계획을 세우며 필요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 유용하다. 나아가 선교사 개인과 선교팀의 성장을 위해 강점을 활용하고 약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리고 제한된 자원 관리와 전략적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셋째, 스트레스와 위기관리를 통해서 영적 지도와 멘토링을 강화하고, 크리스천 영성 코칭을 통해 선교사들이 자신의 신앙을 깊이 있게 성찰하고, 영적 도전을 극복하며, 지속 가능한 영성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넷째, 선교 현장에서 선교사들은 혼자가 아니라 코칭을 통해 전 세계적인 코치 네트워크와 함께 기도하고, 위로를 주고받으며, 자원의 공유를 통해 더 효과적으로 사역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삼성경제연구소(SERI)의 한 자료에 의하면, 기러기는 혼자 비행할 때 보다 함께 떼 지어 날아갈 때 무려 71%나 더 멀리 비행할 수 있다고 한다.



박중호 목사 / 사)국제코칭협회 이사장·한국기독교코칭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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