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교회학교의 부흥을 기도하며

인도네시아 교회학교의 부흥을 기도하며

[ 오피니언 ] 인도네시아 까로바탁 개신교회 교회학교 대회 참관기

김지연 목사
2024년 08월 05일(월) 00:12
지난 6월 30일~7월 7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북쪽의 메단(Medan)에 출장을 다녀왔다. 까로바탁 개신교회(GBKP)가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에 교회학교 신앙교육 현황의 설명을 요청해왔다.

현지에 도착해 5년마다 열리는 교회학교 대회인 'PIARA 2024'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인도네시아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4박 5일 열리는 여름(성경학교)캠프이다. 까로바탁 개신교회의 리트릿센터로 가는 도로는 교통체증이 심했다. 전국의 어린이와 청소년과 교사가 이 캠프를 향해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을 향하는 마음이 얼마나 즐거웠을까? 버스 창밖으로 웃는 어린이와 청소년 덕분에 긴 시간 비행의 피로가 녹는 듯 했다.

리트릿센터 야영장에는 수많은 크고 작은 텐트들이 들어섰다. 참가자들이 텐트에 짐을 풀고, 캠프장 이곳저곳을 돌아보고, 작은 찬양집회에 참여하는 모습이 반가웠다. 그리고 그들 뒤로 분주한 스태프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열악한 환경 가운데 길을 만드는 스태프들을 마음속으로 응원했다. 선교사님과 동행해 행사장을 돌아보았다. 조리실 텐트에 쌓인 식자재, 열심히 코코넛을 가는 사람, 더위에 생선을 튀기는 사람, 돼지고기를 장작에 굽는 사람의 모습을 보자니 어릴적 성경학교와 수련회에 동행해 맛난 음식을 지어주셨던 어머니들이 떠올랐다. 그분들의 사랑으로 오늘의 필자가 있게 되었으리라. 교회별로 자야 하는 텐트 옆으로는 자신이 직접 물을 받아 씻어야 하는 간이 샤워장이 있었고, 화장실 형편 역시 열악했다. 그런데 만나는 아이들은 반갑게 무주아주아('안녕하세요?'라는 까로어)라고 인사를 건넸다.

개회예배와 오프닝은 긴 시간 진행되었다. 도지사와 정부관계자의 입장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일 또한 그들의 일상이었다. 햇볕이 뜨거워도, 장대비가 쏟아져도, 그 환경을 받아들이고 즐기는 법을 터득한 듯했다. 각자 교회별, 지역별로 옷을 맞춰 입은 이들, 모자를 맞춰 쓴 이들, 인도네시아의 전통 의상으로 맞춰 입은 이들을 부르는 진행자의 목소리에 큰소리로 환호가 나왔다. 이들 모두가 등에 메고 있는 가방과 그을린 손에 들린 캠프 책자 흔드는 모습 속에서 우리가 모두 그리스도 안에 하나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모인 1만 4000여 명의 함성, "예수는 그리스도!"에 하나님께서 인도네시아에 함께 하심과 부흥을 허락하실 그날을 고대할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의 교회학교에는 공과가 없다. 어린이가 볼 그림자료와 영상도, 만들어볼 교재도 없다. 주일마다 몰려오는 어린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함께 성경을 배우고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손과 귀에 들려줄 교재와 교구, 배움이 절실해 보였다. 필자의 강의가 진행되며 우리 교단에 교회학교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또 공과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보급되었는지를 비롯해 한국의 교회학교 부흥에는 성경을 가르치는 데 열심을 냈던 선생님들이 있었다는 것, 많은 교회와 교육전문가의 헌신이 담긴 공과로 발전하게 되었다는 것 등을 소개했다. 그들의 요청은 간절했다. 자신들에게도 이런 교재와 자료가 필요하다는 간절함이 있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교사로 불러주시고, 우리에게 교회학교 학생들을 보내주신 것, 그리고 그들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함께 이루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구하는 기도를 함께 드렸다.

강의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 기도했다. 자신들의 종족 언어를 지키려고 애쓰는 이들, 함께 인도네시아를 품고 나아가는 까로 종족과 교회학교를 통한 인도네시아의 미래를 주님 손에 맡겨 드리고, 이 일에 헌신하는 선교사님들을 위해 두 손을 모았다.

현장에서 직접 보며 들은 선교 이야기는 감동이었다.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으시는 주님의 마음 때문에 8시간을 들여 깊은 산골마을을 찾은 선교사님, 무릎에 물이 차도 말씀을 먹이고 싶은 마음에 아픔을 뒤로하고 섬기는 선교사님, 유치원 개원을 앞두고 예쁜 색깔 책상을 어루만지는 선교사님, 아픈 몸이지만 하나님께 어떤 모습으로 쓰일 수 있을까 기도하며 길을 찾아 나선 선교사님의 이야기 속에서 인도네시아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본다.



김지연 목사 / 총회 교육훈련처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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