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심는 선교형 교회들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심는 선교형 교회들

[ 독자투고 ]

김영근 목사
2024년 08월 05일(월) 16:51
총회 국내선교부 산하에 있는 교회개척정책연구위원회(이하 위원회)에서는 교회를 개척하는 목회자들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교회를 연결하며 격려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기에 교회 개척과 네트워킹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곳을 주목한다. 위원회에서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본 것은 영국 성공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선교형 교회 운동(미션 셰입트 처치 무브먼트, Mission-shaped Church Movement)'이다. 영국 성공회에서는 이 운동을 '교회의 새로운 표현들'(프레쉬 익스프레션즈, fresh expressions)이라고 한다.

위원회는 영국 성공회에서 '선교형 교회'라는 이름으로 생겨나고 있는 새로운 공동체의 증가세와 그 현장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영국교회 탐방을 어렵사리 결정했다.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4일까지 6명의 위원이 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유형의 교회 개척을 직접 보기 위해 영국교회 탐방을 다녀왔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곳을 보고, 많은 사람을 만나야만 탐방의 열매를 얻을 수 있기에, 탐방일정은 녹록지 않았다.

우선 선교형 교회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영국 성공회 본부를 방문했다. 그곳에서 선교형 교회 운동을 이끌고 있는 마이클 모이나(Rev. Dr. Michael Moynagh) 박사와 청년운동과 교회개척가로 주목받는 마크 베리(Mark Berry) 목사를 만나 선교형 교회의 배경과 현황, 신학적 내용, 그리고 지금 영국교회의 고민과 대응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들을 경청했다.

그리고 이번 탐방 일정에는 영국 연합개혁교회(URC, United Reformed Church) 본부도 포함이 되어 있어서, 국가교회인 영국 성공회뿐만 아니라, 교회 일치와 연합의 길을 소중하게 이루어가고 있는 개혁교회전통에 서 있는 교회들의 상황도 함께 살펴보게 됐다. 그 외 모든 일정은 지역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새로운 개척교회들을 직접 찾아 이야기를 듣고, 현장을 직접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탐방 여정에서 필자를 비롯해 위원들이 받은 가장 큰 도전과 배움은 영국교회가 선교와 개척을 위해서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지점이다. 흔히 알고 있듯이 서양교회의 쇠퇴는 주지의 사실이다. '서양교회는 끝났다'고 과격하게 표현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런 시선은 일정 부분은 맞고 일정 부분은 틀리다고 본다. 영국교회는 우리보다 앞서 그리스도교 국가의 쇠퇴를 경험했고, 세속화로 대변되는 그리스도계의 몰락을 경험했다. 지금 영국 사회는 기독교 국가이긴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교회를 떠난 사람'과 '교회 경험이 없는 사람'이 급속도로 증가해 왔다. 이런 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응전(應戰)이 영국 성공회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번 탐방에서 만난 영국 성공회나 연합개혁교회의 지도자들은 순전하고 진실하며 적극적이었다. 교회의 연합과 교회 개척에 대해서는 진심 어린 마음이 가득했다. 그리고 현장에서 만났던 목회자들과 실천가들은 자신들만의 새로운 표현을 통해 자신들의 마을과 지역에 복음의 씨앗 하나를 심어가고 있었다. 마을과 함께 서 있는 카페 카하일라(Kahaila), 마을과 생태공동체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동네 가운데 생명공동체를 만들어가는 헤이즐넛 공동체(Hazelnet Community)는 그야말로 복음에 대한 새로운 표현들이 힘차게 시도했다.

영국교회와 한국교회를 단순히 비교할 수는 없다. 그들의 운동이 곧 우리의 운동이 될 수도 없다. 그러나 이번 탐방의 소득이 만만치 않다. 선교적 교회는 계속 일어나고 있었고, 그들은 마을로 들어가, 한 포기 나무를 심듯, 교회를 심고 있다는 것이다. 교단은 정책을 만들고, 교회는 연대하고 연합하며, 자신들만의 교회를 표현하기 위해 땀 흘렸다. 그들은 한 몸이었다.

영국 선교형 교회 탐방에서 얻은 소중한 수확 하나가 있다. 그것은 '듣는 것'에 대한 배움이다. 선교형 교회는 시대와 상황을 듣는 것에서 출발한다. 하나님의 뜻과 음성을 듣고, 우리가 처한 시대의 소리를 듣고, 또한 서로의 마음을 듣는 것에서 선교적 교회가 일어나고 있다. 오늘 이 땅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듣고, 하나님의 선교라는 좁은 길을 향해 기꺼이 발을 내딛는 모든 선교적 교회와 새로운 복음의 표현들을 시도하는 모든 분들을 응원한다.

김영근 목사 / 만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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