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 쉼은 무엇인가?

성경적 쉼은 무엇인가?

[ 7월특집 ] '쉼과 비움' ①그리스도인의 온전한 쉼과 평안

정창교 교수
2024년 07월 01일(월) 08:17
7월, 교회에서는 여름 행사로 인해 바쁜 시기이다. 많은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벗어난 '쉼'을 계획한다. 휴가를 뜻하는 프랑스어인 바캉스(vacances)는 '비우다, 자유롭다'는 의미를 지닌 라틴어 'vacare'에서 유래했다. 영어 vacation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무엇을 비우기 위해, 무엇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떠나는가? 반대로 무엇을 채우기 위해 떠나는 것일까? '쉼포(쉼을 포기)'하지 말고 '쉼표'를 찍어보자. '쉼'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을 중단하거나 잠시 중지함'을 뜻한다. 마태복음 11장 29절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쉼'을 허락하신다. '쉼'에 해당하는 헬라어 단어 '아나파우시스'는 '수고로부터의 경감, 완화, 제거하여 쉼, 새롭게 함, 소생시킴'이라는 다양한 의미를 지니지만(BDAG, 69), '멈춤'을 의미하는 '파우시스'(영어의 'pause')와 '위로부터, 다시'를 의미하는 전치사 '아나'가 합쳐진 명사로서, 특히 '위로부터 오는 쉼', 또는 '다음 단계의 행동을 위한 멈춤'이라는 뜻을 지닌다. 진정한 쉼은 위로부터 오는 것이며, 예수님으로부터 오는 쉼만이 진정한 쉼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가르친다.


'쉼의 본'을 보여주신 창조주 하나님(창 2:3)

쉼의 본은 가장 먼저, 하나님께서 보여주셨다. 하나님께서 6일간의 창조 사역 후에 일곱째 날을 복되게 하셨는데, 하나님께서 쉼, 즉 '안식'하셨기 때문이다(창 2:3). 그리고 규례(십계명)로 정하여(출 23:12), 쉼을 명하셨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친히 보여주신 본을 따라 일곱째 날에 모든 피조물은 쉬어야 마땅하다. 로렌 워너가 지적하듯이, 이때 세상 또는 일로부터(from)의 단절과 구별,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to) 단절과 구별이 필요하다. 쉼을 얻는 주일은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려드리는 거룩한 날이요, 인간에게는 회복의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공급하시는 새로운 힘을 얻는 시간이자, 하나님의 축제에 참여하는 복된 날이다.


'참된 쉼의 제공자' 구주 예수님(마 11:28-30)

마태복음 11장 28~30절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는, 그리고 삶에 지친 모든 인생을 향한 참된 쉼으로의 초청이다. 먼저, 예수님께서는 '내게로 오라'고 명하신다. 참된 쉼은 주님으로부터만 온다는 것이다. 예수님만이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듯이(요 14:6; 행 4:12), 예수님 안에서만 참된 양식을 풍성하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요 10:10b). '수고하다'로 번역된 헬라어 동사 '코피아오'는 육체적 힘든 노동뿐만 아니라 정신적 노동까지도 포함한다. 어떠한 형태이든지, 세상에서의 수고를 가진 자 모두 예수님 초청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로, 예수님께서는 '새로운 멍에'를 주신다. '율법(행 15:10)'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대로 사는 삶'이고 '예수님이 가르치신 대로 살아가는 삶'이다(벧전 4:2 참조). 예수님께서 주시는 새로운 멍에는 짊어지기도 쉽고 가볍다. 자신이 그 멍에를 홀로 진다기보다 겨릿소처럼, 오히려 예수님과 함께, 때로는 예수님께서 대신 져 주시기 때문이다. 여전히 끌어안으며 끙끙 앓지 말고, 모든 문제를 주님께 맡기는 자세가 중요하다(벧전 5:7). 세 번째로, 예수님께서는 '내게 배우라'고 초대하신다(마 11:29). 스승과 제자로서 더 깊은 관계로의 초대이다. '온유'와 '겸손'의 성품을 지닌 예수님을 따라 가는 제자의 삶은 비록 세상의 시각으로 바라볼 때, 힘들고 어려운 길이라 할지라도 세상이 알지 못하는 참된 기쁨을 주님과 함께 누리는 길이다. 29절의 '얻으리니'에 해당하는 헬라어 단어 '휴리스코'는 '면밀하게 탐색한 후(after searching) 발견하다'는 의미를 가진다. 많은 사람이 진정한 쉼을 찾아 헤매지만, 결국 참된 쉼은 예수님의 품 안에서만 이루어진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증하고 있다.


회복의 시간으로서의 '잠깐 쉼'(막 6:30-31)

예수님은 '너희는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잠깐 쉬어라'라고 말씀하신다(막 6:30-31). 제자들이 예수님께서 명령하신 것들을 따라 행하고 가르친 것들을 낱낱이 고했을 때 하신 말씀이다. 이 말씀에는 육체적 쉼과 영적 재충전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먼저, 음식 먹을 겨를도 없이(막 6:31) 바쁜 상황 가운데 제자들을 향해 쉼을 명하신 예수님의 배려가 잘 드러난다. 사역자들도 육체적으로 배고프고 피곤한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예수님은 '밥' 대신, '한적한 곳'에서 '따로' '잠깐' 쉴 것을 명하신 것이다. '한적한 곳'은 헬라어로 '광야'를 의미한다. 광야에서 예수님은 기도의 시간을 가지며(막 1:35; 45-46) 하나님과의 대화를 통해 영적 교제의 시간, 쉼과 회복의 시간을 가지셨다. 예수님뿐만 아니라 제자들에게도 '회복의 시간', 즉 육체적일뿐 아니라 영적회복의 시간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다만 '잠깐(헬: 올리고스)'이라는 표현이 의미하듯이, 우리의 궁극적이고 영원한 쉼은 완성될 하나님 나라에서 누리겠지만(히 4:1~11, 계 14:13), 지금은 우리에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일상적 삶을 떠나 쉼을 찾지만, 성경에서 가르치고 있는 참된 쉼은 오직 예수님의 품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목자의 품에 안긴 양이 가장 행복하듯이, 예수님의 품 안에 있을 때(요 13:23) 그리스도인은 가장 행복하다. 그 쉼은 '잠깐'이지만, '영원'을 맛보며, 세상이 알지 못하는 궁극적인 쉼이 된다. '내게로 오라'는 예수님의 초청에 응하는 자만이 누리는 복이다.


정창교 교수 / 대전신학대학교 신약학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