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신비

기도의 신비

[ 가정예배 ] 2024년 7월 6일 드리는 가정예배

이영 목사
2024년 07월 06일(토) 00:10

이영 목사

▶본문 : 빌립보서 4장 6~7절

▶찬송 : 369장



몇 년 전에 교회학교 담당 목회자들과 대화하다가 예쁜 이야기를 들었다. "기도를 할 때 어떤 점이 어려운가요?"하고 질문을 했더니 한 학생이 이렇게 대답했다는 것이다. "카톡과 달라서 답답해요." 무슨 말인가 싶어 자세히 물었더니 대답이 이러했다. "카톡은 받은 사람이 문자를 확인하면 1이라는 숫자가 사라져서 '읽었구나'하고 구분이 되는데, 하나님께 기도할 때는 그걸 확인할 수 있는 표시가 없으니까 답답해요." 어린 눈높이의 참 예쁜 생각이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른들도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이 듣고 계시다는 확인을 할 수 없어서 기도에 힘이 빠질 수 있다. 나 혼자 읊조리는 독백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이런 우리에게 하나님께서는 어떤 격려의 말씀을 들려주시는가?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여기에 눈에 띄는 특별한 표현이 있다. "감사함으로 아뢰라." 그리고 이어지는 응답의 약속도 독특하다. "하나님의 평강이...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평안이 마음을 지켜주신다? 별로 신나지 않는 대답 같다. '상황을 확 바꿔주시겠다.' 이런 화끈한 약속이면 좋겠는데 실망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사실 "감사함으로 아뢰라(기도하라)",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는 말씀은, 흔히 갖는 기도의 오해를 뒤집어엎는 혁명적인 말씀이다.

"감사함으로 기도하라"는 말씀은,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라는 말씀과 긴밀히 연관된다. '염려한다'는 것은, 내가 붙든 채로 하나님께 맡기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내가 바라는 대로 인생이 전개되어야 한다고 주도권을 내 손아귀에 움켜쥐고 있으니 그대로 전개되지 않을까 하여 염려하게 된다. 반면 '기도한다'는 것은,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던 문제들, 나를 뒤흔들던 모든 것들을 다 하나님 손에 내려놓고 그분 뜻에 맡긴다는 의미이다. 설혹 원하던 그림대로 전개되지 않더라도 모든 결과와 내 인생 전체를 통째로 하나님 손에 맡기는 것이다.

'나에게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하실 것'이라는 생각에서 더 깊이 나아가는 것이다. '내 인생이 하나님 손에 붙들려 주님 기뻐하시는 길로 한 걸음 한 걸음 인도받는 데'까지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다. 일어나는 사건 자체, 즉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인생 여정 속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그분의 영광을 뵙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그렇기에 가장 큰 기도 응답은, '원하던 일이 이뤄졌는가'가 아니라 '내 마음과 생각이 온전히 하나님께 연결되고 있는가'라는 것이다. 우리 위해 생명 내어주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고 우리 몸과 마음과 생명은 다 주 예수님의 것이 되었다. 그래서 가장 큰 복은 하나님의 평강이 -우리 이해의 경지를 뛰어넘는 너무나도 놀라운 평화가- 우리 마음과 생각을 든든하게 지켜주시는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할 때 숫자 '1'은 즉시 사라진다. 하나님은 '실시간으로' 듣고 계신다. 그리고 응답하신다. 세상의 어떤 물결에도 흔들리지 않고 주님께 시선을 고정하며 온 생명 다해 주님을 사랑하며 따르도록 우리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신다. 그래서 우리는 감사함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다. 기도를 들으시는 주님께서 우리로 하여금 모든 것을 그분 손에 맡기며 '온 세상을 생명으로 가득 채우시는 그분의 길'을 따르도록 우리를 인도하신다.



오늘의 기도

하나님, 우리의 기도를 늘 귀 기울여 들으시니 감사합니다. 모든 것을 다 주님 손에 맡기며 주님 앞에 엎드립니다. 주님의 놀라우신 평강으로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옵소서. 우리를 주님 기뻐하시는 길로 인도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이영 목사/남인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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