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장소 선정 난항...총대수 조절 및 대안 필요

총회장소 선정 난항...총대수 조절 및 대안 필요

최근 매년 반복되는 문제 해결 위해 총회 차원 대책 있어야
김영걸 부총회장 "빠른 시간 안에 결정되도록 최선 다할 것"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4년 06월 03일(월) 09:12
최근 총회 임원회가 총회 장소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총회 헌법 제12장 총회 제88조 총회의 회집 및 회원권에는 "총회장은 총회 개회 2개월 전에 소집 공고를 하며 … 단, 국가 재난상황(감염병, 지진, 태풍, 화재 등 자연재해)으로 온라인 총회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경우는 소집공고일(총회개회 2개월 전)을 준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어 총회 임원회는 제109회 총회 개최 2개월 전인 7월 24일까지 총회 장소와 일시를 공고해야 한다.

제109회 총회 소집공고 시한이 두달이 채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총회 임원회는 총회 장소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어 교단 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총회 임원회는 대형교회 두 곳에 총회 장소 사용을 공식 요청했으나 예배당 리모델링과 교회 내부 사정으로 인해 두 교회에서는 정중하게 고사의 뜻을 밝혔으며, 현재 일부 교회들과 장소 사용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김영걸 부총회장은 총회 개최를 할 교회를 찾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경주의 한 호텔을 예약했으나 "109회기 주제를 '성령의 능력으로 부흥하는 교회'로 정해 놓고, 성(聖)총회를 교회가 아닌 곳에서 개최할 수 없다"며 예약을 취소한 상황이다. 김 부총회장은 이에 대해 "교단 총회는 반드시 예배당에서 개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배수의 진'"이라고 밝혔다.

이번 총회 장소 선정에 난항을 겪는 이유에 대해서는 총회 리더십에 대한 소문을 비롯한 여러 가지 사항이 지적되고 있지만 최근 들어 거의 매년 총회 장소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에서 변화된 교회 환경과 대규모 인원을 수용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1500명 총대가 한 자리에 모여 회의를 할 수 있는 규모의 교회는 한국교회에서 가장 큰 교단 중 하나인 예장 총회 내에서도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총회 총대 수 축소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총대가 1000명 이하로만 줄어도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교회는 많아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대형교회라고 해도 총회 장소 허락이 쉬운 문제는 아니다. 총회 개최 시 주변 교통정체와 1500명의 총대와 내외빈 등 2천 여 명이 넘는 유동인구로 인해 민원이 제기되기도 해 지역사회에 민폐를 끼치는 상황이 교회로서는 불편한 것이 사실. 이외에도 총회 기간, 총회 결정에 불만을 품거나 자신들의 주장을 피력하려는 이들이 피켓을 들거나 현수막을 걸며 큰 소리를 내어 데모를 하고, 현장에서 다툼이 일기도 해 지역사회에 교회 이미지가 좋지 않게 비춰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교회내 '총회 준비위원장'으로 교단 총회를 치른 경험이 있는 한 장로는 "총회 개최시 소음과 교통불편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이외에도 총회를 열 때 특정 사안에 반대하는 그룹들이 교회 앞에서 농성을 피우는 일도 많아 교회 이미지에 타격을 입기도 하고, 총회 회무 시간 목사, 장로들이 고성으로 다투는 모습에 봉사자가 실족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총회 장소 제공 시 겪었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한, 각종 편의 및 간식, 아침식사 등 제공에 따른 비용 재정 부담도 총회 개최 교회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최근 물가 인상으로 인해 교단 총회를 치르는데 최소한 2억 이상이 지출되는데 이 비용을 고스란히 총회 장소를 제공하는 교회에서 감당하게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교단 총회에서도 총회 개최시 총대 등록비를 받는 방안이 연구될 전망이다.

총회 임원회는 지난 5월 임원회의에서 총회 총대 등록비 책정에 관한 방안을 재정부에서 연구 및 논의해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교단 총회 장소를 제공하는 교회의 재정적 부담이 많아 이를 일부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총회 장소 선정이 어려워진 이유 중 또 하나는 교단 총회의 위상이나 인식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점이다. 총회 한 임원은 "예전 교회들은 총회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 하나의 영광이자 특권으로 생각되던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수평적 리더십으로 인해 총회 장소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존중과 감사도 많지 않아 장소를 제공하는 교회들로서는 궂이 총회 장소를 제공하며 섬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제공을 한 후에도 다소 섭섭함을 느끼기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총회 장소 선정과 관련해 김영걸 부총회장은 "지금 총회 임원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교단 총회 장소 선정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있고, 아직 시간도 남아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여러 교회들과 접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드시 예배당에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은혜로운 총회로 역사에 남을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또한 각 노회들이 숙소 예약 등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장소 확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교단 산하 교인들의 기도를 촉구했다.

한편, 과거 전례를 보면 총회 폐회 시 차기 총회 장소가 확정되어 공포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총회 장소 선정이 회기 중에 발표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지난 2019년에는 제104회 총회 장소가 변경되어 7월에 확정된 경우도 있었다. 당시 총회 임원회도 차기 총회 장소를 물색했으나 지원하는 교회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 영락교회에 총회 유치를 부탁해 확정이 됐었으나 당시 장로부총회장 선거와 관련 규칙부의 유권해석을 얻을 수 없어 포항 기쁨의교회로 급히 변경한 바 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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