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푸아뉴기니 산사태, 2000명 매몰 추정…기도 요청

파푸아뉴기니 산사태, 2000명 매몰 추정…기도 요청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4년 05월 31일(금) 16:01
WCC 제공.
남태평양 섬나라 파푸아뉴기니(PNG)에서 지난 5월 24일 발생한 산사태로 2000명이 매몰되는 등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현재 PNG는 국내 정세가 불안정하고, 선교사들도 피해지역 근처에 거주하지 않아 국제사회나 세계교회의 지원도 쉽지 않은 안타까운 상황이다.

산사태는 PNG 엥가주(州) 산악지역에서 발생했으며, 주파푸아뉴기니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현재까지 한국인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PNG에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지 않으며, PNG의 30여 명 한국인 선교사들은 대부분 성경번역선교사들이고, 피해지역 근처에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사태가 발생한 엥가주에 대해 황중기 선교사(합신총회·성경번역선교회 파송)는 "이번 피해지역은 현지인들만 사는 오지, 산악지대다. 현지인들이 안전에 대한 의식이 부족해 가파른 산에서도 집을 지어 산다"며 "한국인들은 주로 도시나 선교베이스센터에 거주하고, 한국인 선교사들도 그쪽 지역엔 아예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엥가주는 부족 간 갈등이 일어나는 곳이며, 이로 인해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도 방해 받고 있다. 지난 2월 부족 간 기습 공격으로 20여 명이 사망했고, 지난 5월 25일에도 경쟁 부족 간의 충돌로 8명이 사망했다. 이에 대해 황 선교사는 "아직도 부족 간 싸움으로 서로 죽이고 있다. 원시와 현대가 공존하는 나라"라고 말했다.

또한 PNG는 정치적으로도 불안정한 상황이다. 주파푸아뉴기니한국대사관은 27일 "PNG 국회에서 현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이 상정될 것"이라며 "교민 여러분께서 만일에 사태에 대비해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황 선교사는 "PNG엔 부족 간 언어가 800여 개로 많다 보니 정부의 통제가 잘 이뤄지지 못한다"며 "국가리더십이 부족에게 잘 전해져 정부지도자들과 국민들이 한마음이 되어 나라를 잘 세워가도록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또 PNG 선교상황에 대해 그는 "기독교 복음화율이 높게 조사되곤 하지만 사실 현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혼합종교와 이단이 많고, 가톨릭이 강하며 장로교는 거의 없다"며 "교회가 성경적인 진리를 따라 제대로 세워져 나가길 바란다"며 기도를 요청했다.

이번 산사태에 대해 세계교회도 안타까움과 함께 도움을 호소했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제리 필레이 총무는 지난 5월 27일 "우리는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 그리고 이 재난으로부터 오랜 회복 기간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며 회원교단에 기도를 요청했다. 또 PNG를 향해 "여러분은 잊혀지지 않았다"며 "여러분은 전 세계 에큐메니칼 가족들이 잊지 않고 기도하고 있는 하나님의 자녀들"이라고 위로했다.

한편 대한민국 외교부는 30일 PNG 산사태 피해 대응을 지원하고자 50만 불(한화 약 7억 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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