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국성회를 통해 피어난 믿음의 꽃

구국성회를 통해 피어난 믿음의 꽃

[ 미션이상무! ]

백현선 목사
2024년 06월 05일(수) 22:24
 세례 받은 장병들과 지난 2023년 6.25상기 기독장병 구국성회에 참석한 백현선 목사(좌)
백령도에는 공군 부대가 두 부대가 자리를 잡고 있다. 공군백령기지교회 목사는 두 부대를 담당한다. 필자가 백령도에 처음 발을 디뎠던 2022년 7월에는 신앙을 가진 장병을 찾기 어려웠다. 한 부대뿐 아니라, 두 부대 모두 신앙적으로 위기의 시점에 있다고 느껴졌다. 절망스러웠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셔서 시간이 거듭할수록 열매를 주셨다. 여러 형제가 믿음으로 세례를 받았고, 교회에 잘 정착하여 일꾼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하나님은 씨앗들이 싹을 틔우는 모습을 보게 하셨다. 차가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고 있었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되어 구국성회 계획 문서가 하달됐다. 장소는 경기도 파주였다. 교회의 일꾼들로 세워진 각 부대의 병사 형제들은 구국성회라는 집회에 대해 듣고는 눈이 반짝였다. 그 눈빛을 보고 느낀 필자의 감정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로 기뻤다. 뜨겁게 찬양하고 기도하는 자리를 사모하는 병사들의 눈망울을 보니 용기와 기쁨이 샘솟았다. 둘째로는 막막했다. 백령도에서 파주는 너무 멀게 느껴졌다. 당시 두 부대 지휘관 모두 신앙인이 아니었다. 지휘관 입장에서 군종목사 1명을 믿고 병사들을 맡긴다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인천항에서 파주까지 이동하는 것도 문제였다. 당시 백령과 인천을 다니는 카페리(Car ferry)호가 없었기 때문에 차를 가지고 나가는 것도 불가능했다. 무엇보다 기상 문제로 선박 운항이 통제된다면 모든 계획이 다 헛수고로 돌아간다.

예상했던 대로 쉽지 않았다. 두 부대 지휘관 및 주임원사들은 난색을 보였다. "구국성회가 뭡니까?" 내지는 "꼭 병사들을 데려가야 합니까?"라는 반응을 보였다. 군종목사 한 사람에게 각 부대별로 두세 명의 병사를 맡긴다는 것이 부대를 관리하는 관리자들 입장에서는 염려되는 것이 당연했다. 심지어 백령도의 특성상 언제든지 비상 상황의 가능성이 있었기에 병력 손실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보였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지휘관들을 설득했고, 마침내 허락받을 수 있었다.

지휘관이 허락하니, 차량 문제가 수월하게 해결됐다. 인천항에 배치해 두는 부대 차량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받았다. 필자의 개인 차량을 육지로 가지고 나가지 않아도 파주까지 이동하는 데에 문제가 없게 됐다. 결정적으로 '기상 문제'가 관건이었는데, 계획된 출도일의 운항은 통제되었고, 각 부대 지휘관들은 전일 출도(出島)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다. 이로써 우리는 안전하게 인천으로, 파주로 이동할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 모든 발걸음을 선하게 인도해 주셨다.

4명의 병사와 구국성회에 참여하였는데, 4명 중 2명은 필자에게 세례를 받은 병사들이었다. 구국성회의 현장이 이들에게 '당황스러움'을 주지는 않을까 염려했다. 처음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서 집회는 낯선 환경일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필자의 염려가 의미가 없었다는 듯, 4명의 형제가 모두 뜨겁게 찬양과 기도 속에서 하나님을 경험하였다. 잠자리도 불편했다. 그러나 이들은 한 마디 불평 없이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며 감격했다. 2박 3일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기름 부어주셨다. 그리고 우리는 안전하게 섬으로 복귀하였다. 꿈만 같은 여행길이었다. 도중에 난관들이 많이 있었으나 하나님의 손이 우리를 안전하게 인도해 주셨다. 필자와 함께 그 여행을 함께 했던 병사들은 모두 전역하여 어엿한 사회인으로 살고 있다. 구국성회를 오가는 모든 여정을 인도해 주셨던 하나님의 손이 신실하게 이들의 인생을 인도해 주시기를 소망한다.

백현선 목사 / 공군교육사령부교회·공군 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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